몸과 마음이 안락해지는 힐링카페, 원주의 피노 레스토랑
요즘 강원도 원주를 자주 가게 된다.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만나는 사람들마저도
괜히 정겹게 느껴지는 게 아무래도 전생에 내가 살던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맘이 들기도 한다.
그 원주에 가면 꼭 들르는 집이 있다. 피노Pino라는 이태리 레스토랑.
처음엔 그냥 지나다가 외형을 보는 순간, 왠지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들어갔는데,
역시나~
오후의 햇살이 비껴드는 조용한 실내, 짙은 커피향이 가득한 가운데 내 정서를 자극하는
뭔가가 나를 설레게 했다.
이 집은 분명 레스토랑인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묘한 분위기가 있어 자꾸 찾게 만든다.
더위가 절정이던 8월 어느 날 찾았다가 9월 들어 두 번이나 더 갔으니...
카페 뒷편으로 오리떼가 한가롭게 노니는 천연의 호수가 있고,
주변에 소나무를 비롯한 각종 수목이 잘 가꿔져 있는데다 넓은 잔디와 나무 데크가 설치돼
있는 가운데 유럽풍 피노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노에서는 차를 마시거나 식사만 하고 나오기엔 너무 아깝다.
이곳에선 꼭 주변을 산책하며 여유를 즐겨야 한다.
커피잔을 들고 야외 데크로 나와도 좋다.
몸과 마음은 어느 새 느슨해지고 안락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힐링카페'라 부르고 싶다.
레스토랑과 접해 있는 이 호수는 인공이 아닌 자연 그대로란다.
이곳에 날아드는 오리(철새가 아닌가 싶은데...) 떼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어 멋진 풍경이
되고 있다.
호수 건너편의 예쁜 집 역시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가 되어 레스토랑을 찾은 이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맨 처음, 길을 지나다 문득 '커피향이 그리워' 들어왔는데...
선한 눈매의 잘생긴 바리스타가 한껏 모양을 내 뽑아준 카페라테가 내 심신을 얼마나 편하게
이완시켜 주었던가.
마침 손님이 없는 오후 시간대여서 사방이 탁 트인 실내는 조용했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공간인양, 난 커피향을 음미하며 모처럼의 느긋한 여유에 맘껏 행복해
했다.
두 번째 피노를 찾았을 때는 해물 스파게티를 시켰다.
분위기도 좋은 것이 맛도 좋아~!!였다.
서울의 특급호텔 주방 셰프였던 분을 피노에서 스카웃했다는 말이 실감났다는~.
오랜만에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스파게티로 기분좋은 식사를 했다.
참~!
이 집의 식재료 중 채소는 직접 가꾼 것(물론 무농약이란다!)을 사용한다는데,
아쉽지만 이것은 제철일 때만 가능하다고.
레스토랑 뒤꼍 채마밭에서 토마토와 채소를 기른단다.
스파게티에 쓰인 방울토마토 역시 무농약으로 기른 거라 그런지 무척 고소하고 맛있었다.
이 집의 팥빙수 역시 강추~!
남편은 갈 때마다 시켜서 먹곤 했는데...
하지만 여름이 가고 더위가 사그라들었으니 아무래도 앞으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할 것 같다^^
생크림 듬뿍 얹은 카푸치노.
피노가 자랑하는 또 한 가지는...
이 집에서 직접 구워낸 친환경 빵이다.
빵만 전문으로 만드는 셰프가 그의 자존심을 걸고 만드는 것이어서 재료부터 좋은 것만을
엄선해서 쓴다는데, 예를 들면,
먹물빵(내가 반해버린)에 들어가는 '먹물' 구입 때도 A~C급 중 최고급만을 고집한다고.
어쩐지~ 전엔 먹물빵이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피노에서는 돌아올 때 직접
사올 정도로 맛이 좋았다(빵과 케익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역시 남편이 주문해서 먹은 팥빙수다.
신선한 과일이 다양하게 들어가 하나하나 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방을 공개해 손님들이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
음식 만드는 데 '맛' '청결' '위생' 등에 자신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공개'다.
그래서 믿음이 간다.
나무 데크에 놓인 테이블, 방금전에 자리를 뜬 듯 커피잔이 아직 그대로 놓여 있다.
이런 곳에서 마시는 커피와 담소는 오랫동안 좋은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아래) 좀 전에 1층에서 만난 빨칸 티 커플을 2층 테라스에서 다시 만났다.
주변을 둘러보다 2층에 올라와 보니 그들 역시 언제 올라왔는지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도란거리더라는~^^
호수 위에는 오리떼가 미끄러지듯 헤엄치고 있고...
이런 게 바로 평화가 아니고 무엇이더냐~^^*
피노의 셰프와 종업원들이 힘을 모아 가꾼다는 채소밭.
아주머니 한 분이 마침 저녁에 쓸 재료를 '수확'하고 계셨다.
오리떼의 유영에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이런 곳에 머무르고 싶다 오래오래......
가을, 창밖 곱게 물드는 단풍을 보며 식사를 해도 좋겠고,
겨울, 눈 내리는 날 다정한 이와 창 밖을 바라보며
진한 커피향에 취해도 좋으리라.
피노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큰 돌기둥이 여럿 서 있는 게 보인다.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마치 신화 속 얘기가 담겨 있을 것 같기도 한데...^^
피노 곁에는 이렇게 널찍한 잔디밭이 있다.
이런 곳에서 꽃가루 뿌려놓고 결혼식이라도 치른다면 무척 로맨틱할 것 같다.
혹은...
가을 저녁, 멋진 앙상블 연주회라도 열린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그런데 연주가 곁들여진 디너쇼?파티?가 조만간 이 잔디 위에서 실현될 거라는 소식이
들린다.
원주의 특별한 명소가 될 것 같은 피노에서 많은 추억거리를 제공하려는 모양이다.
은근 기대가 된다.
Pino 피노
위치 :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홍양3리 265
전화 : 033-731-7850
<2012. 9. 21 블로그 맛집 메인> |
'맛집·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주맛집]맛집에 관심없던 남편이 강추한 뽕잎밥-원주 '뽕순이밥' (0) | 2013.01.25 |
---|---|
[화천맛집] 이외수님도 즐겨찾는 옛골식당의 외도리탕, 맛보실래요? (0) | 2013.01.15 |
<화천맛집>막국수 별로였던 내 입맛을 한 방에 사로잡은 유목정 막국수 (0) | 2012.08.29 |
(화천맛집)더위에 잃어버린 입맛 되찾아줄 얼큰한 손두부 전골 (0) | 2012.08.14 |
(강원도맛집)잊지 못할 시원한 맛, 대를 이은 달팽이해장국집 (0) | 2012.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