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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어렸을 땐 말이다~" 6,70년대 달동네 이야기/순천오픈세트장

릴리c 2012. 11. 29. 08:30

가난해도 끈끈한 '가족애'가 깊었던 시절 이야기...순천 드라마 촬영지 달동네

 

"엄마가 어렸을 땐 말야~

다들 어려운 시절이라 연탄도 한 장씩 사다 때는 집이 수두룩 했단다~."

"가난했지만 이웃간에 나누는 훈훈한 정때문에 마음은 늘 따뜻하게 살았지."

"외풍이 세서 방안에서도 코가 시려울 정도였지만, 가족간 사랑은 어느 때보다도 깊었어."

뒷모습이 닮은 모녀가 나누는 얘기를 살짝 엿들으니,

딸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옛시절 이야기가 실타래 풀리듯 끝이 없다.

 

60~80년대 판자촌과 건물 등을 재현한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 세트장순천시에 있다는

얘길 듣고 나들이에 나섰다.

순천 시내의 뒷골목과 70년대 서울 달동네의 모습을 200여 채의 건물로 재현한 이곳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어, 과거 어렵던 시절을 산 아버지 세대 뿐 아니라,

그 시대를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여행을 하게 해주는 곳이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자이언트', 영화 '그 해 여름' '마파도 2'

'님은 먼 곳에' '본교 이야기' 외에도 수많은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되어 영화나 드라마를 본

사람들에게 '그 시절'을 추억하게 했다.

 

딸과 함께 남도여행 중인 엄마의 모습이 무척 다정해 보인다.

 

여수에서 자동차로 3~4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순천시.

오전에 낙안읍성에서의 파랬던 하늘이 이곳으로 오는 동안 점점 구름이 몰려들더니

급기야 비까지 뿌려준다.

다행히 드라마 촬영장에 도착했을 땐 비가 그쳐 둘러보기엔 지장없었지만,

잔뜩 흐린 날씨 때문에 '달동네'는 온통 회색빛으로 칠해져 있었다. 

 

 

산자락에 조개껍데기를 엎어놓은 듯한 달동네 풍경.

불과 3~40년 전만 해도 이런 동네는 대한민국 곳곳에 존재했다.

좁은 언덕과 한 두 명이 겨우 비껴갈 만큼 좁은 골목이 거미줄처럼 나 있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폴폴 나는 곳이 바로 '달동네'였고,

대문이랄 것도 없이 방문만 열면 바로 코앞이 이웃집인 이곳에서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고 그집에 아침은 무얼 먹었는지까지

훤히 꿰뚫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이웃들이 이마를 맞대고 사는

동네가 바로 '달동네'였다.

 

 

그 때는 '직업 소개소'라는 곳이 있어서

특히 시골에서 상경한('무작정 상경'도 꽤 있었음) 처녀총각들이

거쳐가는 곳이기도 했다.

 

예전엔 '구인광고지'가 건물 벽이나 전봇대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설렁탕'은 서민들의 친근한 '외식'인 모양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노상방뇨' 하는 사람들(주로 술취한 남성들이 대부분~ㅎㅎ)이 꽤 많았다.

길을 가다 보면 '소변금지'라는 문구 옆에 반드시 가위 그림이 그려져 있어

그걸 보는 어린 마음에도 얼마나 섬뜩했던지...

 

서울 도심의 청계천 판자촌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다.

 

청계천 주변의 주막집.

하루가 저물고 밤 늦은 시간까지 막걸리를 들이키며

자신의 애환을 털어놓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이 그곳에 녹아 있다.

 

 

'반공방첩' '멸공' '무찌르자 공산당'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둘만 낳아 잘 기르자' 같은 표어가 사람이 다니는 곳이면

어디에나 붙어 있었다.

 

 

 

요즘은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어 집에서 장을 담그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예전엔 집집마다 봄 가을이면 장 담그는 게 연례행사였다.

따라서 항아리는 살림살이의 필수 품목이었는데...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항아리야말로 과학적으로 증명된

웰빙 용기가 아니던가~!!

 

예전 한 4~50년 전 쯤이었을 거다.

겨울이면 '일가족 연탄가스 중독 사망'이라는 뉴스를

거의 매일처럼 듣곤 했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 한 두 장씩 사다 난방용으로 취사용으로 쓰는

고마운 연탄이었지만,

과도한 일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가스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 했던, 가슴아픈 '십구공탄' 이야기...

 

화장품, 담배, 술, 실료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팔았으니

지금의 '마트' 전신이었던 것 같다.

 

싸인이나 전자 서명이 대세인 요즘은

 도장(특히 인감) 쓸 일이 집을 사고 팔 때 말고 언제 또 있을까만은,

예전엔 도장 사용할 일이 참 많았다.

사람마다 적어도 한 두개 혹은 그 이상 몇 개씩은 소유했기 때문에

도장 새기는 집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띠었다.

'니트'라고 해야 알아듣는 젊은이들이 많겠지만,

전엔 편물학원이 유행할 정도로 세타나 모자, 장갑을 직접 떠서

가족에게 입히고 선물하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이마를 맞댄 듯 다닥다닥 붙은 달동네의 전형.

이곳에서도 이사는 수시로 일어났기에 '복덕방' 역시 성황을 이루었다.

 

이게 무엇인지 아마 젊은이들은 모를 것이다.

시멘트로 만든 쓰레기 통인데, 위 아래 네모난 구멍엔 두껑이 달려 있고

위는 버리는 곳 아래는 쓰레기 수거하는 사람이 긁어서 꺼내가는 구멍이다.

제 때 수거하지 않으면 쓰레기 통은 넘쳐나기 일쑤였다.

연탄을 많이 때야하는 겨울철 눈이라도 내리고 나면

미끄러운 길 때문에 쓰레기를 치우지 못해

대문 앞엔 하얀 연탄재가 수북히 쌓이곤 했다.

 

집집마다 담이라고 해봐야 겨우 철조망 몇 가닥 설치한 게 고작이었다.

 

 

 

 

 

수돗물 보급이 전국적으로 확산 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얘기가 아니다.

1960년대였을까... 그 당시엔 집집마다 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동네마다 '공동수도'가 있었고,

낮은 수압 때문에 졸졸졸 나오는 물을 몇 시간씩 받아야

겨우 한 통 채우곤 했던 시절,

그래서 공중목욕탕엔 이런 문구가 붙곤 했다.

"저희 목욕탕은 100% 수도물입니다"

 

딱히 이렇다할 주전부리가 없었던 어린 시절,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군것질 품목 중

 '라면땅' '쫀디기' '붕어빵' 등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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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오픈세트장

전남 순천시 조례동 22번지 일원(군부대 이전부지)

전화번호 061-749-4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