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책·영화·공연·전시

에디뜨 피아프의 환생? 파트리샤 카스에 홀릭된 날

릴리c 2012. 12. 5. 08:30

Kaas chante Piaf - 파트리샤 카스, 에디뜨 피아프를 노래하다

                                  근사한 프랑스 영화 한 편 본 듯한 감동의 샹송 공연

 

 

파트리샤 카스 Patrecia Kaas...

처음 본 공연에서 완전히 사로잡히고 말았으니, 대체 그녀가 누구길래...

무대에서 뿜어내는 열정적인 에너지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단번에 사로잡고 마는 엄청난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난 그녀를 잘 몰랐다, 이번 공연을 보기 전까진...

약간 허스키한 듯 힘있고 굵은 목소리가 뱉어내는 멜로디와 샹송의 발음이 얼마나 환상적

으로 들리던지...

샹송이라고 해봐야 기껏 이브 몽땅이나 에디뜨 피아프 이름 정도와 익숙한 멜로디 몇 곡 아는 

게 고작이던 내가 남편에 이끌려 '마지못해' 공연장을 찾을 때까지만 해도 카스의 공연에 대한

기대는 기껏 5% 정도로 거의 '무관심'했었다.

그런 나를 샹송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 파트리샤 카스 공연은 올 겨울 내게 멋진 선물이 되어

줄 것 같은 예감이다.

눈 내리는 날에도 비 오시는 날에도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감성적인 그녀의 샹송은

겨우내 내 가슴을 따뜻이 적셔줄 테니까.
 

 

12월 2일과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가진 파트리샤 카스는,

'샹송의 전설' 에디뜨 피아프(1915~1963)의 노래를 재해석한 앨범

 <Kaas chante Piaf(파트리샤 카스, 에디뜨 피아프를 노래하다)의 전 세계 동시 발매에 맞춰

프리미엄 월드 투어를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에디뜨 피아프 타계 50주년 헌정 공연을 서울에서 펼치며

세종문화회관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을 열광케 했다.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한국 공연을 택한 그녀는

내년까지 11개국에서 헌정공연을 이어간다고 한다.

 

음악, 영상, 무용, 마임의 요소를 곁들인 깔끔한 구성과 연출은

현란한 무대에 익숙한 국내 팬들에게 차원이 다른 예술적 감동을 안겨주었다.

무대를 사로잡는 카리스마와 관능미,

그녀 특유의 멋진 허스키 보이스로 팬들을 완전히 넉다운시키기에 충분했다.

 

 

 

 

 

무대 뒤 대형 스크린을 비추는 영상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무대 연출,

 현대무용이 가미된 파트리샤 카스의 노래 분위기가

그녀를 처음 접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샹송에 대한 나의 이미지와 고정관념을 말끔히 해소시켜 주었다.

아니, 오히려 샹송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했다.

처음 공개되었다는 에디뜨 피아프의 영상과 어우러지는 무대는

어떤 게 현실이고 어떤 게 영상 속 주인공인지 혼동할 만큼

무대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별한 무대 장치가 없음에도,

화려한 조명이나 백밴드가 없음에도,

단 두 세 명의 반주와 심플한 조명 하나만으로

사람을 이토록 감동시키다니...

때로는 영화를 보는 것 같았고,

때로는 시 낭송회에 참석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으며

때로는 판토마임,

때로는 연극을 보는 느낌에,

때로는 발레공연을 보는 것처럼

카스는 많은 걸 보여주고 들려주었다.

 

지금까지의 '현란한' 공연에 익숙해 있는 내게

그래서

이번 카트리샤 파스의 공연은 '충격'이기도 했다.

 

프랑스라는 나라,

샹송이라는 음악...

에디뜨 피아프, 카트리샤 파스...

왜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된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 <피아프>를 보는 착각이 든다.

울림이 강한 불어로 장 콕토의 시가 읽혀지고

그러는 동안 파트리샤 카스와 무대 멤버들은

다소곳이 무대 마루 바닥에 앉아 화면을 응시한다.

 

 

연극적인 요소가 샹송과 어우러져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샹송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가수라 할 수 있는 파트리샤 카스,

11월 초 세계 동시 음반 발매에 맞춰 월드투어를 나선 것인데,

영국의 로열 알버트 홀, 미국의 카네기 홀 등 세계 11대 도시 최고의 홀에서 펼쳐지는

프리미어 월드투어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에디뜨 피아프의 주옥 같은 노래와

제2의 에디뜨 피아프라 불리는 살아 있는 샹송의 전설 파트리샤 카스,

두 여인의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인생이 한 무대에서 오버랩 되는

샹송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공연일 것이다. (주)뮤직컴퍼스

 

 

 

귀에 익은 '장밋빛 인생', '빠담빠담', '사랑의 찬가'를 비롯해

처음 들어보는 노래라도 너무나 근사하게 들리는 파트리샤 카스,

그녀가 뿜어내는 아름다운 샹송을 들으면서

나는 보석 하나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글로브를 끼고 고뇌하는 카트리샤 파스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잠시후 무대에 선 그녀, 좀 전의 화면 속에서 걸어나온 듯하다.

 

 

 

 

 

 

 

 

 

 

마지막 앵콜곡을 열창하는 파트리샤 카스.

그녀의 맨발 열창에 객석은 세찬 파도처럼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모두 일어나 박수로 화답하며 뜨거운 호응을 하자

그녀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답례하고 하트를 날리며

무대 뒤로 사라졌다.

오래오래 기억될 파트리샤 카스의 내한 공연,

 그녀에게 내 마음 송두리째 빼앗기고 만 날이었다.

 

 

무대 멤버라곤 키보디스트와 바이얼리니스트,

그리고 무대를 지휘하며 아코디언과 기타를 연주한 사람이 전부였다.

불과 두 세 명의 적은 인원이었지만

오케스트라 못지 않은 '큰' 음악을 들려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전,

무대 중간중간 통역(목소리)을 담당했던 여성을 불러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Kaas chante Piaf...카스 상트 피아프...

파트리샤 카스, 에디뜨 피아프를 노래하다

 

파트리샤 카스

 

그녀는 에디트 피아프의 대를 이은 프랑스의 국민가수로,

촉촉하면서도 약간은 묵직한 목소리의 매력적인 샹송가수.

블루스나 재즈, 로큰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장르와의

접목을 꾀하고 있으며, 때로는 감성적이고 때로는 시원하게

뿜어내는 파워풀한 보컬에 매료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짙은 호소력의 보컬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샹송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첫 번째 앨범인 <mademoiselle chante le Blues>로 그녀는

'프랑스 앨범 중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을 갖고 있는 가수로

기록되기도 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에디뜨 피아프나 이브 몽땅 등이 타개하고 없는 지금,

프랑스 샹송의 '새로운 대사(Nouvelle Ambassadrice)'라는 호칭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파트리샤 카스는 공연 전 프랑스 문화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노래를 처음 시작할 때 피아프를 아는 건 중요했다. 그는 프랑스 국보라 할 만큼 가치가 있었다”며

“피아프의 노래를 하기 위해선 직접 감정을 체험하고 느껴야 했다”고 말했다.

카스는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피아프가 남긴 430여곡을 듣고 공부하는데 열중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명곡들도 발견하기도 했다. 그 결과물이

새 앨범 ‘Kass chante Piaf(파트리샤 카스 에디트 피아프를 노래하다)’다.

 

 

공연이 끝난 세종로에서 거리로 나오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되었음을 알리는 장식이 밤거리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올겨울, 추운 날씨를 녹여줄 훈훈한 소식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