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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한이 만난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릴리c 2013. 4. 10. 23:49
[김광한 팝스다이얼]훌리오 이글레시아스, 참 인간적인…
   

 

 

 

그러나 경호원의 저지로 쉽게 만날 수 없었다. 해외 유명인을 사전 약속도 없이 인터뷰하고자 했던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었다. 다른 방송진행자와 기자들도 그를 만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 인터뷰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공연이 시작될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한국에서 유명한 DJ인데 인터뷰 할래?"라는 식으로는 그에게 신뢰를 줄 수 없었다. "여보시오! 한국에는 유명한 DJ 킴이 있는데 그가 당신 곡을 많이 소개한다. 그를 만나지 않고 돌아가면 후회할 것이다!"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통역자에게 부탁했다.

그 말이 유효(?)했는지, 이글레시아스와 허그를 나눈 뒤 그가 좀 더 자세한 대화를 하자며 자기 방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꽤 긴 시간동안 인터뷰를 나눴다.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다른 방송 진행자들이 부러워하며 인터뷰를 복사해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이글레시아스와 그 후 점심을 함께 하는 등 우정을 나눈 뒤 헤어졌다. 매년 연말이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고 근황 등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몇 차례 내한 공연이 있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인터뷰 도중 한 시도 시선을 다른 곳에 두지 않고 나의 눈을 바라보며 푸근한 미소로 답해줬던 이글레시아스. 지금도 잊지 못하는 그의 성실한 태도와 미소가 25년이란 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 기대하며 무대 뒤로 찾아가려고 한다.

만일 경호원이 막으면 문 앞에서 기다리련다. '훌리오는 내가 만난 수많은 팝스타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정을 느낀 팝스타'이기에.

김광한(DJ·팝칼럼니스트 http://cafe.daum.net/popdacom)

 

 

기사출처: 뉴시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30401_0011965754&cID=10604&pID=1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