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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간장 녹이는 달콤한 목소리, 훌리오 이글레시아스가 왔다

릴리c 2013. 4. 12. 08:27

꽃샘추위를 녹인 감미로운 목소리, 리오 이글레시아스 내한공연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가수', '라틴 발라드의 전설', '축구 선수에서 가수로 전향',

'팝 역사상 가장 많은 앨범 판매 팝 아티스트 5인 중 한 사람'...

그에 대한 수식어는 참 많다.

그 중에서도 그를 나타내는 재미 있는 표현이 또 있다.

'전 세계의 미녀 3백 명의 전화번호가 있는 빨간 수첩을 가진 남자'라는 수식어로 수많은

남성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던 사람, 물론 과거의 일이다.

그가 바로 리오 이글레시아스다.

지난 4월 9일,

봄이 실종되었나 싶게 세찬 바람과 눈비까지 흩뿌리던 날,

남편과 나는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으로 향했다.

세계적인 팝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갈 때마다 늘 그렇듯, 콩닥거리는 가슴을 안고...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일흔이라는 나이를 감지할 수 없게 만든 그는

여전히 왕성한 현역이었다.

감미롭다 못해 달달하기까지 한 그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마저

아름다운 멜로디로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Amor Amor로 시작되는 그의 무대,

흐트러짐 없는 모습과 윤기 흐르는 보컬은

예전과 조금도 다름없이 달콤하고 매끄럽다.

맑고 투명한 그의 노래를 듣다보니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하트3

 

 

훌리오가 노래하는 동안 무대 전면에선 열정적인 탱고가 수를 놓는다.

붉은 드레스 사이로 곧게 뻗은 각선미가 흔들릴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흔들리는 건 왜일까...

훌리오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실려 잠시 몽롱한 세계로 들어간다.

 

이날 따라 날씨가 몹시 흔들렸다.

비를 동반한 세찬 바람이 불었지만

훌리오를 만나러 가는 나의 외출을 막지는 못했다.

길이 밀릴 것을 예상에 일찌감치 출발,

동네를 지나다 보니

꽃샘 추위 속에서도 어느 새 봄꽃은 활짝 열리고 있었다.

 

 

 

 

세찬 바람으로 인해

막 피어나기 시작한 목련이 꽃잎을 떨구었지만

그래도 봄은 오고 있었다.

벚꽃 역시 어느 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고...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듯한 훌리오의 멋진 모습이다.

해외 유명 팝 가수들의 공연을 가보면

백 코러스에는 대개 흑인 싱어들이 기용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훌리오는 백인여성들만 백 코러스로 내세웠다.

그것도 8등신 미녀들...

역시 훌리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훌리오의 무대는 지루할 틈이 없다.

귀에 익숙한 그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게다가 8등신 미녀 코러스 멤버와의 듀엣으로

팬들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그러나...

노래가 끝난 후의 키스로 수많은 여성 팬들을 안타깝게 했으니...

꺅

 

 

 

관객의 대다수는 4~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그들에게 훌리오는 사랑이고 추억이다.

젊은 시절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사랑을 고백했고

삶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던 시절이었을 테니까...

  

 

 

 

 

 

 

 

 

그는 가수가 되기 전 유명 축구단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였다.

스무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훌리오가 존재했을까?

가수가 된 그는

세계 팝가수 중 앨범 판매량이 가장 많은 5인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어쩌면 골키퍼 시절의 교통사고를 감사하며 살았는 지도 모르겠다.

 

 

 

 

 

 

 

부전자전이라고 했듯,

그의 아들 엔리케 이글레시아스 역시 가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요즘은 그의 소식이 별로 들리지 않는다.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공연을 더욱 풍요롭고 감미롭게 해준

섹서폰 연주자와 포옹하는 훌리오.

 

 

 

 

 

 

 

 

 

 

 

 

 

 

마지막 곡으로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부를 땐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

순간 난 타임머신을 타고

남편이 내게 프로포즈 하던 때로 이동해 있었다.

결혼 전 남편은 이 노래를 불러주고 내게 청혼 했었으니...

 

내가 '감동의 도가니'라고 표현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이 동영상을 끝까지 보신다면 아실 수 있습니다^^*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는~!!

 

(2013. 4. 9. 올림픽 체조경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