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일본나가노/舊 가루이자와]존 레논이 거닐던 가루이자와 긴자 거리를 걷다

릴리c 2013. 9. 23. 08:00

 

존 레논의 흔적을 따라 걷는 나가노현長野県 舊(구) 가루이자와軽井沢와 거리

 

일본의 부호들이 즐겨 찾았다는 나가노 현(長野県) 가루이자와(軽井沢),

일본의 여름 피서지로 가장 인기 있는 곳,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뜨는 여행지,

가루이자와에 대한 수식어는 참 많다.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존 레논과의 연관성이다.

그가 노후를 보내고 싶어했을 만큼

아름답고 조용한 휴양도시 가루이자와.

 

오늘은 존 레논이 거닐고 드나들었던

구 가루이자와의 거리를 소개합니다^^*

 

관련 내용 http://blog.daum.net/lilyfield/7837560

(존 레논이 단골로 머물던 가루이자와 호텔)

 

존 레논이 즐겨 머물렀던 만페이 호텔을 향해 걸어 가다가 유미코 씨가 빵을 꺼내 들어 보여준다.

존 레논이 거의 매일 들렀던 '프랑스 베이커리'에서 산 빵인데,

"빵을 사들고 이 길을 자전거로 달렸을 존 레논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으라"며  

유미코 씨는 빵을 들어올린다.

사진을 찍은 후 그 빵을 나눠먹으며 우린 존 레논을 생각했고

자전거로 달렸을, 혹은 오노 요코와 손잡고 걸었을 이 길을 걸어

만페이 호텔로 향한다.

(빵 맛이 참 좋았다. 부드럽고 구수한 향이 존 레논을 사로잡았을까, 생각하면서...)

 

 

 

 

 

 

 

 

 

 

 

 

 

 

 

 

 

 

 

 

 

존 레논이 자주 들렀던 프랑스 베이커리 가게 안에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그의 자전거 바구니에 아들 숀을 태우고

구 가루이자와를 돌아다니다가

아이스크림 집에 들러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을 테고,

햇살 좋은 오후,

아내 요코와 걷다가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셨을 테지...

 

 

그의 삶 속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구 가루이자와에서의 시간들이

짧게 살다 간 그의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날들이었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은

그가 사랑한 가족, 그를 사랑한 사람들 모두에게 기막히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미코 씨 일행과 함께 떠난 나가노(長野県)로의 여행은 뜻하지 않은 보너스였다.

나가노 마쓰모토(松本)에 살고 있는 노리코 씨를 만난 것도 기뻤고,

그들과 밤을 꼬빡 새우며 얘기를 나눈 시간은(안중근 의사 얘기로 시작된 한일 과거사 등)

한일 민간교류 차원에서 매우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그 얘기는 나중에...).

 

유미코 씨의 남편 시게오 씨의 배려로 가게 된 구 가루이자와(旧軽井沢) 방문은

비록 한나절 머문 것에 불과했지만, 이번 일본 방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시게오 씨에게

"존 레논이 살고 싶어했던 가루이자와가 어느 쪽인지 방향만 알려주세요~!"

했다가 직접 가보기까지 한 가루이자와.

 

 

아주 평범한 시골길을 달려 가루이자와로 향하는 중이다.

멀리 보이는 산이 왠지 예사롭지가 않아 시선을 떼지 못하는데...

산 정상 부근에 하얀 눈(?)이 쌓인 게 보인다.

시게오 씨는 그것이 '화산 대피소'일 거라고 알려주었다.

 

 

 

'화산 대피소'라는 말에 "그럼 화산 폭발이라도 일어난단 말인가요?" 하고 질문했다.

"산 위를 자세히 보면 하얀 연기가 보이죠? 지금도 화산 활동이 끊이지 않고 있답니다."

오 마이 갓~!!

정말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럼,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는 말씀?

갑자기 겁이 났는데 길을 지나는 사람들 표정을 보니 당장 폭발할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

그래도 이곳을 얼른 벗어나고 싶었지만,

운전하는 시게오 씨에게 "빨리 가주세요~!"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ㅎㅎㅎ

아래 사진의 초록 원 안에 보이는 흰 연기가 나를 겁먹게 했던~~^^*

 

 

 

드디어 존 레논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가루이자와 긴자 거리를 걷는다.

해가 머리 꼭대기에서 비추는 시간이었지만, 그렇게 덥지는 않다.

이 거리는 연중 관광객들로 북적이는데

대개는 도쿄에서 온 사람들(특히 젊은이들)과

해외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구 가루이자와 우체국 건물.

 

 

 

이곳은 존 레논이 자주 들러 빵을 사곤 했던

프랑스 베이커리.

안에 들어가니 존 레논이 이 빵집에서 찍은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자전거 바구니에는 이곳에서 산 빵 봉지가 실려 있다.

 

 

 

 

구수한 빵냄새가 이렇게 기분좋은 냄새인 줄 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처럼

그날 프랑스 베이커리의 빵냄새가 너무 좋았다.

존 레논 역시 이 냄새와 맛에 이끌려 날마다 이 집을 방문했으리라.

 

 

촉촉하고 깊은 맛이 난다는 롤빵이

한 봉지(2개들이)에 368엔.

유미코 씨는 도쿄 기치죠지에서 빵가게 하는 딸이 만든 것과

맛을 비교한다며 빵을 샀고

나는 작은 병에 담긴 올리브오일을 샀다.

 

 

 

 

이곳은 '젓가락'만 파는 가게.

하나하나가 '작품'인 젓가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

구 가루이자와 긴자 거리는 하루종일 구경해도 싫증나지 않을 것 같다.

 

 

넥타이냐구요?

젓가락입니다~^^*

'항상 수고하시는 아버지 날'을 위한 선물 세트도 눈길을 끌고~.

'애쓰시는 아버지께 고마움을 담아'라는 문구에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 마음이 짠하다.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난 이 거리를 누비고 다녔을 텐데...

예쁘고 아기자기한 가게가 작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옛 역사가 남아 있는 구 가루이자와에는

일본의 근대사가 서린 곳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위에 보이는 사와야(沢屋)라는 가게 역시 1950년대부터

청과물을 팔던 곳으로,

지금은 수제 잼과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데

이집의 아이스크림은 전국에 소문날 정도로 맛있다.

 

사실 이 집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튀김만두 모양의 러시아식 요리인 피로시키.

하지만 그날은 아이스크림만으로 끝내고 서둘러 나와야 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사와야 '구 가루이자와 피로시키'의 유래

1950년대 무렵, 구 가루이자와에는 선교사와 외국 대사관 직원 등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었으며,

당시 청과물 가게였던 사와야에서도 진귀한 서양 채소를 취급했다.

또 근처에 사는 러시아 사람들은 자국요리를 만들어 파는 가게를 열기도 했는데

그 중에는 향토 요리인 '피로시키'를 만들어

가까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SAWAYA CAFE에서는 당시를 회상하는 피로시키를

많은 분들에게 전하려는 마음으로 당시의 맛을 살려 다시 내놓기 시작했다.

"옛 시절의 구 가루이자와를 말할 때 피로시키는 중요한 키워드"

라는 안내판이 옛날 사진과 함께 그 시절의 명성을 알려주고 있다.

 

 

 

 

골목 안 작은 카페와 공예품 가게들이

관광객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언젠가 이곳에 다시 올 날을 그리며

우리는 그냥 지나쳐야 했다.

 

 

 

 

 

유미코 씨는 '존 레논이 좋아한 빵집'이니 이 봉투도 찍어야 한다며

장난끼 섞인 포즈를 취해준다.

전화번호 42-2156도 선명하다~ㅎㅎ

한 쪽씩 나눠먹은 이 빵,

담백하고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지금도 입안에서 느껴진다.

 

 

 

 

구 가루이자와 긴자 거리에서 식사 한 끼 정도는 하고 가야할 것 같아

들어간 곳은 소바(메밀)집.

이곳 역시 오래 된 집으로

기계 대신 손으로 직접 만든 메밀국수를 내놓는다.

양이 너무 많아 절반밖에 먹지 못하고 남겼지만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존 레논 단골 빵집' 프랑스 베이커리에서 사온 올리브 오일과

도쿄에서 만난 일본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고바야시 잼(이것 역시 가루이자와에서 가장 유명한 잼 집에서 산 것으로

그 지인은 내가 가기 며칠 전 가루이자와를 다녀왔다고 했다).

 

가루이자와(軽井沢)는 어떤 곳일까.

 

일본 본섬(혼슈)의 가장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나가노현 가루이자와(長野県 軽井沢)는,

1603년 에도시대의 개막과 함께

교토(京都)에서 에도(江戸, 지금의 도쿄)로 수도를 옮긴 이후

에도 막부와 교토를 잇는 내륙교통의 중심지가 됐고

자연스럽게 상업과 숙박업이 번창했다.

그후 일본 근대화 시기인 메이지(明治) 시대로 넘어와

1886년 영국인 선교사였던 알렉산더 크로후트 쇼가 이곳을 찾아

해발 1,000m의 고원지대로 여름에도 서늘한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매료되어 별장을 지은 것이 계기로,

그 후 외국인과 일본의 부호들이 앞다투어 별장을 지었다.

 

해발 고도가 높아 한여름에도 평균 20도 정도에 머물러

여름휴양지와 별장지로 인기가 높은 가루이자와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곳이어서

일본의 황족과 도쿄 부자들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명인사 중에서

그곳에 별장을 갖고 있는 이가 많다고 한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름 피서지로

최근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도시인들로 북새통을 이룰 정도라고.

 

 

존 레논이 단골로 머물던 만페이(万平) 호텔   http://blog.daum.net/lilyfield/7837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