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

6. 바라나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릴리c 2011. 4. 28. 18:08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곳, 바라나시...

 

타다만 시신과 돌에 묶인 주검이 강물 위로 떠올라

산자들을 바라보며 부유하는 곳.

허기진 눈으로 먹을 것을 찾아 개들과 소들이 어슬렁거리고,

검은 새들이 강 주변을 날아다니는 곳.


갠지스강 버닝 가트에서는 사진촬영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성스러운 장례의식을 거행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사진을 찍음으로 해서

죽은 자의 영혼을 앗아간다는 믿음이 있어서인데, 수년전 영국 BBC 방송이

화장장면을 촬영해 부정적으로 보도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한다.

 

버닝 가트(마니까르니까 가트)


 노란 천에 쌓인 시신을 강가로 옮겨온 찬달(시신은 ‘찬달’이라 불리는 부랑자들의

손에 의해 다뤄진다.)들은 정성스럽게 갠지스 강물을 손으로 떠서 조심스럽게 시신의

얼굴과  몸 곳곳을 적신 다음, 간단한 힌두교 의식을 치르고 준비한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으면 상주가 불을 붙인다.

시체가 다 타려면 세 시간 정도 불을 지펴야 한다.

화장하는데 쓰이는 나무의  양은 富와 비례한다고 한다.

충분한 장작을 사지 못한다면 타다 남은 뼈와 살점은 강물에 흘려보내거나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개와 까마귀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그들에게 슬픔이 아니다. 타고 남은 자신의 유해가 갠지스 강에

뿌려지는 게 소원인 그들에게는 갠지스 강에 뿌려지면 윤회에서 벗어나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화장할 때 상주가 장작에 불을 지피는데 반드시 삭발을 한다.

 

 

 

 디아(꽃등)에 불을 밝혀 강물에 띄우며 사람들은 소원을 빈다.

어둠 속으로 흘러가는 불빛을 보면서도 난 아무 소원도 빌지 못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소원을 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 주변을 둘러보는 관광객에게 각종 기념품을 파는

또다른 보트. 아버지를 따라나와 벌써부터 장사를 배우는(?) 소녀.



브라만과 목욕하는 사람들.

빨래터로 유명한 도비 가트. (아쉽게도 사진을 놓쳐 남의 사진을 올렸음)

 


 

어둠이 짙게 깔리고,  드디어 저멀리 다싸스와메드 가트에서 <뿌자>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가트에서는 매일저녁, 악령을 쫓고 영혼의 정화를 나타내는

의미로서 향로를 흔들며 연기를 피우는 힌두교 제례를 지내는데,

이를 뿌자의식이라 한다.





화장하지 않고 그냥 강물에 떠내려 보내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사두(수행자-이미 현세에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임신한 여자,

코브라에게 물려 죽은 사람(뱀은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므로 뱀에 물려 죽은 사람은

이미 구원받은 것으로 인식), 그리고 아주 어린아이는 화장하지 않은 채 무거운

돌덩이를 묶어 강 밑으로 가라앉힌다.

 

보트를 타고 갠지스 강을 흐르는 동안,

시신을 태우는 연기 자욱한 가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는 주황색 천에 둘둘 말린 채 화장 차례를 기다리는 시신도 보인다.

기분이 참으로 묘했다.

화장터에서는 절대로 사진을 찍지 못한다고 했지만,  어떻게 그 광경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몸을 낮추어 카메라를 보트 난간 아래에 바짝 대고

최대한 줌을 당겨(그래봤자 자동카메라인 것을...ㅠㅠ) 원거리 셔터를 누른다.

 

불타는 장작더미 옆으로 삐져나온 시신의 팔과 머리가 선명하게

보인다(배의 흔들림과 뱃사공의 눈초리 때문에,  아니,

너무도 특별한 광경이었기에 가슴이 떨려서 그 모습만은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불길은 거의 사그라들고 있다. 이젠 그대로 강물에 버려질테고 어느 날엔가

강물 위로 떠오르기라도 한다면  까마귀밥이 될 게 틀림없다.

산다는 게 무얼까. 죽는 것은 또 무엇일까.

참으로 허망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싸~하다.

사람들은 갠지스강물 속에서 자신들의 업보와 죄를 씻어내려 한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며 죽음을 생각하고,

병든 몸을 강물에 담그며 삶을 생각한다.

갠지스 강에 온 그들은 그렇게 해서 날마다 새로 태어나는 운명을 안고 산다.

 

사람들은 가트(갠지스강-인도인들은 ‘강가 Ganga’라고 부른다-'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목욕하고, 시신을 화장하고, 이를 닦고, 빨래하고, 머리 깎고, 기도를 하고, 놀이를 하고,

소똥을 말리고, 장사를 하고, 예식을 올리고......그리고 그 물을 마시고 병에 담아간다.

聖水로 쓰기 위해. 강가는 그들의 삶이다.

"Ganga is Life. "

 

 

다음은 갠지스 강의 일출을 보여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