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

7. 갠지스강의 일출

릴리c 2011. 4. 28. 18:21

 <<"Ganga is Life. ">>

갠지스 강-인도인들은 갠지스라 부르지 않고 히말라야 神의 딸인

강가(Ganga, 힌두명)로 부른다. Ganga의 이름을 따서 영문으로

표기한 것이 River Ganges 갠지스 강(총 길이 2510Km)이다.

 


새벽 5시경, 일출을 기다린다...

자줏빛 여명이 나를 다시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이른 새벽인데도 부지런한 새들은 벌써 힘찬 날갯짓으로 강 위를 날고 있다




강가에 서서 일출을 기다린 지 한 시간여,

드디어 붉은 망또를 펄럭이며 태양이 솟아오른다.

정동진에서 보든, 왜목 마을에서 보든, 떠오르는 태양은 똑같을텐데,

왜 이곳에서의 일출이 더 특별하게 여겨지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까.

그건 아마도,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모래사장일 뿐인 갠지스강 건너편은,

인도인들에게는 피안의 세계, 저승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출을 기다리는 순례자들. 이곳에서 밤을 지샌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일출을 기다리며 싯타르와 작은 북으로 연주하는 순례객들의 모습이,

갠지스강가의 또 다른 색깔로 분위기를 만든다.

 

강에 들어가기 위해 옷을 벗고 있는 여인들. 미안해서 더 찍지 못했다.

누가 옷벗는 내 모습을 찍는다고 생각하면.....으~  


떠오르는 해를 보며 촛불이 켜진 디아를 강물에 띄우는 사람들.

나도 한 개 사서 띄웠다. 어제 본 타다만 시신을 떠올리며......


간밤에 뿌자의식이 치려졌던 곳에서 일출을 기다린다.


내 이마에 붉은 점 찍어준 브라만 사제(엄지손가락이 빨간 남자).

강가 주변에는 브라만 사제들이 파라솔 아래 앉아 있다가, 목욕하러 온

사람이나 관광객에게 설법도 하고 머리에 축복의 표시를 하기도 한다.

강렬한 그의 눈길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데, 앗! 어느 새 그는 내 이마에

붉은 점을 찍어주며 축복기도를 해준다. 붉은 점의 의미는, 액운을 없애주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믿거나 말거나~ ).

“세상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되고, 집에 있는 가족에게도 아무 일

없기를 빌며, 남자친구(?)와도 잘 지내고, 여행하는 동안 아프지 말며..........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얼떨결에 받은 축복(??)기도.

그의 영어발음은 좀 이상했지만, 아무튼 좋은 말은 다해줬다(그러나,

그의 축복이 무색해지는 일이 잠시 후에 일어났다!!!).

 

***     ***      ***

가장 인도답다는 바라나시에 나는 왜 그토록 가고 싶었을까,

갠지스강 주변에서 벌어지는 생생하고 진기한 풍경들이 단순한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뭔가 신비함 같은 게 꼭 있을 것만 같았다.

그들은 가난하고 힘든 현실에 그다지 불만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다시 태어날 땐 높은 신분이나 부자가 될 수도 있고 혹은 그들이 신성시 하는

소로 환생할 수도 있기에. 아니면, 죽은 다음 갠지스강물에 자신의 시신이 뿌려져

다시는 환생하지 않고 영원히 신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윤회는 고통...“

모든 일은 신의 뜻, 그래서 가난도 힘든 현실도 No problem!! No problem!!이 될 수

있는 모양이다. 적어도 내겐 그렇게 보였다.


사실 바라나시가 아주 큰 도시거나, 이틀 이상 머물 만큼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더럽고 냄새나는 지저분한 도시다.

그러나 배낭 여행객들 중 상당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곳에 1주일 이상 머무는

경우가 많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아마도 그 속에서 현대병에 찌들지 않은 순수한 인간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붙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볼거리가 많지 않아도 여행객의 발길을 잡는 곳.

많은 생각으로부터 해방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이곳에 온 이들은, 마음 속에 어떤 자유를 품고 떠나갈까...


바라나시는 인도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현대인 모두의 성지라는 생각이 든다.

패키지로 여행한 내 경우는, 그래서 무척 아쉽다.

언젠가 꼭 한 번,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

때는 일주일, 최소한 3일은 머물고 싶다.


다음은, ‘카주라호’로 이동합니다.

마침 인도축제의 하나인 <홀리>를 만난 경험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