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소포리 역사재연 프로그램-상여소리
팸투어로 전남 진도(珍島)에 다녀왔다.
섬이면서도 진도대교가 있어 육지처럼 느껴지는 진도는
서해안과 남해안이 만나는 길목에 있어 물살이 세기로 유명하다.
'진도' 하면 떠오르는 게 한 둘이 아닌 꽤나 잘 알려진 곳인데도
내가 직접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돗개, 신비의 바닷길, 진도 아리랑, 진도 씻김굿...
볼거리가 다양한 진도 여행에서 소리, 장단, 춤이 어우러진
우리 고유의 가락을 접하는 두고두고 잊지못할 체험을 했다.
진도군 소포리 체험마을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역사재연>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장례치르기'가 바로 그것.
요즘은 거의 사라져가는 전통 장례를 볼 수 있었는데
여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두 소포리 주민들로
농사를 짓거나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다.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전수하려는 이들은 하루종일 논과 밭에서 일하다
해질 무렵이 되면 야외무대가 있는 곳으로 하나 둘 모여든다.
일몰 한 시간여 후부터 프로그램은 시작된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역사재연> 프로그램은 연중(年中) 실시한다고 한다.
만가는 사람이 죽었을 때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민요의 일종인 상여소리이지만
운구하는 형태와 불리는 노래가 특이하다.
상여를 메고 갈 때 다른 지방에서는 남자만이 상두꾼이 되고 만가의 선창자는
요령이나 북을 치면서 메김소리를 하지만 진도에서는 여자도 상두꾼으로 참여하고
만가의 반주 악기로 사물과 피리가 등장하며 메김 소리와 뒷소리를 뒷받침해 준다.
뿐만 아니라 가면을 쓴 방장쇠 두 사람이 조랑말을 타고 칼춤을 추면서 잡신을 쫓는가 하면
횃불이 등장하고 상주들의 상복 또한 특이하다. (자료:진도군청 홈페이지)
상여가 나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북과 꽹과리, 장고 등 사물놀이 악기와 피리로 흥을 돋구고
마을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망자를 위로, 죽음을 슬픔이 아닌 축제로 승화시킨다.
'죽음' 체험은 특별한 시간이었다.
붉은 천에 고인에 대한 이별의 글을 적은 만장과
고인에게 바치는 술 한 잔이 이승과 저승을 구분지어준다.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죽는 덴 순서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늘 죽음은 먼 훗날의 일로만 생각하며 산다.
한 번 쯤, 나의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미움이나 증오, 원망 따위 갖고 살아 무엇할까.
많은 것을 가지고자 욕심부려 무엇할까.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더 너그럽고 관대하게
어느 정도 비워내며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상여를 메고가는 상두꾼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해 축제임을 실감나게 해준다.
한남례 할머니의 '곡(哭)' 시범.
'애소리'라 하여 큰소리로 곡(哭)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 우리의 장례문화는
전세계를 통해 그리 흔치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으로는
마을에서도 곡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은 초상이 날 때마다 곡을 해주는 '봉사'를 했던 것 같다.
국가지정81호 중요무형문화재 '진도 다시래기' 전수조교 이민석(70세)님의 '북춤'
다시래기를 일명 다시락이라고도 하는데 '다시 낳다' '다시 생성하다'
'여러사람이 모여서 즐거움을 갖는다'는 뜻이다.
진도 다시래기는 상가에서 출상 전날밤에 상주와 그 가족을 위로하기 위하여
四物 반주에 맞추어 노래와 춤과 재담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가무극적 놀이이다.
말하자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인 셈이다.
***11월 4일 서울대에서 특별한 공연***
'소포리 사람들'의 <김계판의 죽음>이 공연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장례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놓치지 마시길~!
가공되지 않은 포근한 어머니 품속같은 남도 전통가락을
소포리에 가면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
(위사진-한남례, 조정심, 허미심 어르신이 흥그래 타령과 육자배기를 들려주신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4종(강강술래ㆍ남도들노래ㆍ씻김굿ㆍ다시래기)의 하나인 강강술래.
들에서 일을 마치고 주말 공연을 위해 모인 이들은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존한다는 일념으로
자부심 또한 대단해 보였다. 진지한 표정과 열심히 임하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강강술래에 빼놓을 수 없는 흥겨운 가락을 들려주시는 분들.
가락 속에 우리네 삶의 모든 것이 들어 있어 무형화재로서의 가치가 높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부르는 영원한 진도 아리랑
진도에서는 밭에서 김을 매는 아낙이나 어물전에서 생선을 파는 할머니에게
소리를 청하여도 즉석에서 구성진 진도아리랑 가락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진도에 머문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진도사람의 몸 속에는 남도의 애환이 서린 가락과 흥이 가득 고여 있어
언제 어디서나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수도꼭지에서 물이 흐르듯 자연스레 흘러나올 것만 같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후렴)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에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문전 세재는 웬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
.
.
앞집에 처녀는 시집을 가는데
뒷집에 노총각 환장병이 나부러~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에헤
구성진 가락을 휘감고 도는 해학 깃든 가사는
진도사람의 희노애락이 담긴 삶의 모습이다.
진도에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4종(강강술래ㆍ남도들노래ㆍ씻김굿ㆍ다시래기)과
도지정무형문화재 5종(진도북놀이ㆍ진도만가ㆍ남도잡가ㆍ소포 걸군농악ㆍ조도 닻배노래)을 비롯한
진도 아리랑의 흥겨움과 남도민요ㆍ민속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 전승되고 있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진도인이 지켜온 고유의 전통민요ㆍ민속을 중심으로 기악, 무용, 사물놀이 등 민속악 전반에 걸쳐 구성되어
토요민속여행을 찾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전통 민속의 원형을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된 공연입니다.
토요민속여행코스
1) 진도대교(명량대첩지) → 녹진전망대 → 진도개 묘기장 → 진도 토요민속 공연관람
→ 운림산방, 역사유물전시관 → 신비의 바닷길 → 남도석성 → 세방낙조 → 진도대교(출발)
2) 진도대교(명량대첩지) → 회동 신비의 바닷길 → 운림산방 → 진도 토요민속 공연관람
→ 진도개 묘기장 → 국립 남도국악원 → 남도석성 → 세방 낙조(1박) → 소전 미술관 →
다도해 해상국립 공원 관광 → 남진미술관 → 용장산성 → 이충무공 전첩비 → 진도 대교(출발)
3) 진도대교(명량대첩지) → 진도읍 → 세방 낙조 → 소포(1박, 전통 남도소리체험) →
남도석성 → 국립 남도국악원 → 진도 토요민속 공연관람 → 운림산방 → 신비의 바닷길 →
용장산성 → 벽파진 → 금골산 → 진도대교(출발)
전통 민속의 원형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진도로 고고~씽~!!
소포 전통 남도소리 여행 체험 신청 www.sopoli.com
문의 061-543-0505
문화관광과 TEL.061)544-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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