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보았던 외국 TV드라마, <사랑의 유람선>이 생각난다.,
검푸른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운항하는 작은 섬 만한 배,
그 안의 멋진 레스토랑에서 귀부인처럼 우아하게 식사를 하고
화려한 파티와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며 바다 위 낙원을 체험한다.
갑판에 올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책도 읽고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
그런 장면들은 나를 무한한 꿈의 나라로 인도했고 지금까지 그런 여행을 꿈꾸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내크루즈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다.
(주)청해진 해운에서 인천-제주, 인천-백령도를 비롯해
섬과 항구도시를 오가는 크루즈를 운항하고 있다.
추자도 일출
새벽 다섯 시 반 쯤 되니 여명이 시작된다.
운 좋게도 구름사이로 번지는 환상적인 여명과 함께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최대 956명이 탑승할 수 있는 오하마나호는 매주 월.수.금요일에 인천을 출발,
화. 목. 토요일 제주 출항 방식으로 운항되며 운항시간은 13시간 30분으로
오후 7시에 출발하면 다음날 오전 8시 30분 제주도(인천)에 도착한다.
13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의 개념으로 처음엔 ‘지루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그래서 짐 속에 책 한 권을 챙겨 넣었다.
그러나~!!!
돌아올 때까지 그 책은 가방 안에 얌전히 있어야 했다.
지루하기는커녕,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들로 넘쳐났기 때문이다.
다만, 타이타닉호처럼 태평양이나 지중해를 오가는 영화 속에서 본 크루즈급은 아니다.
오하마나호는 6,322톤에 전장 141.5m, 선폭 22m의 8층 아파트 높이, 운항속도 22노트(40km)로 국내에서 가장 큰 유람선이다.
오하마나는 경상도 말로 ‘아니 벌써~!’라는 뜻이라고 한다.
커피숍에서 바다를 내다보며 분위기를 즐기는 승객.
호텔시설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편의시설로 인해
13시간 30분간의 크루즈 여행이 더욱 즐겁다.
편의점, 커피숍과 선내 도서관이 특히 눈길을 끈다.
길 것 같았던 시간이 오히려 짧게만 느껴졌다는~~^^*
오하마나호에서 가장 멋진 하이라이트는 단연 불꽃놀이다.
밤 9시 반이 넘어서자 선상 갑판 위에는 사이키 조명이 난무하고
그에 걸맞는 신나는 음악이 깜깜한 밤바다를 질주한다.
불꽃놀이를 위한 팡파레인 셈이다.
갑판에 모인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
거의 30여 분 동안 이어지는 댄스파티!!
드디어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두그두그두그두그~~~~~~~~~~
밤하늘은 검은 캔버스가 되고 그 위를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
바로 머리 위에서 펼쳐지는 불꽃쇼는 우리를 환상의 세계에 빠뜨린다.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여름이면 한강 고수부지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세계대회’에
결코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평생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밤바다 위에서의 불꽃놀이였다.
오하마나호를 타고 가는 선박여행의 장점
1) 항공기에 비해 저렴한 운임.
2) 아침 일찍 제주에 도착해 여유로운 일정을 즐길 수 있다.
3) 동시에 많은 인원을 수송할 수 있다(정원956명)
4) 선상에서 서해안 낙조와 제주 일출광경을 만끽할 수 있다.
5) 특히, (주)청해진해운에서만 제공되는 선상 이벤트 행사(국내 최초
해상 불꽃축제/장기자랑/레크레이션/영화관람/생일축하 등)를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오후 6시 반쯤, 오하마나호에 올랐다.
이리저리 내부를 둘러보며 한껏 부푸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로비에 있는 나선형 계단을 보니 영화의 장면이 떠오른다.
주인공이 아름다운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내려온다.
모든 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계단 아래에 서서 여인을 기다리는 남자 주인공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로 가득하다.......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멋진 계단은 아니었지만,
붉은색 카펫으로 나름대로의 멋을 살린 분위기에 살짝 흥분된다.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며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
노래자랑이 이어지고 여기서 1등한 사람에게는
인천-제주를 왕복할 수 있는 승선권이 주어진다.
배 안에서의 식사.
깔끔한 한식이 승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격:6000원(2009년도)
정확히 7시가 되자 뿌앙~~~ 하는 고동소리와 함께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갑판으로 올라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나와 육지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조금씩 멀어지는 인천항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았다.
바다 위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함께 여행했던 S씨는
‘4대 복을 타고나야 볼 수 있다는 바다 위 일몰, 일출을 보아 소원 풀었다’고 기뻐했다.
동해안으로 서해안으로 일몰과 일출을 보기 위해 여러 번 여행했지만
이번 여행처럼 멋진 장관을 만나지는 못했다는 것.
선상에서의 일몰...그야말로 영화 속 장면이었다.
인천을 출발한 지 10시간 쯤 지났을 무렵,
추자도 위로 얼굴을 내미는 햇님의 모습에 넋을 잃다...
인천 연안 여객터미널 내의 청해진 해운 매표소.
불꽃놀이도 환상이었지만
이번 크루즈여행에서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선상 갑판 위에 누워 바라본
밤하늘의 별이었다!!!
은하수가 강물처럼 흐른다.
어릴 적 외우던 별자리를 찾아본다... 그리고..
수많은 보석들이 내 위로 쏟아지는 느낌...
말로만 듣던 '그 느낌'을 고스란히 체험했다.
걱정했던 배멀미, 전혀 노 프라블럼!!
나는 또 다시 크루즈여행을 꿈꾼다......
(주)청해진 해운(인천 - 제주 / 인천 - 백령도)
인천광역시 중구 항동 7가 88
032)889-7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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