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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걷는 솔향 그윽한 월정사 전나무 숲길

릴리c 2011. 6. 3. 08:30

솔향에 취하고 계곡물소리에 귀를 닦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

 

화, 드라마, CF 촬영장소로 사랑받는 숲길이 있다.

빼꼭히 아름드리 전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피톤치드 가득한 솔향이 도심의 찌든 때를 말끔히 닦아주는 곳,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맑은 시냇물소리에 귀를 닦고 마음을 식힌다.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길이 바로 그곳이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전나무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

산책로에 드리운 그림자가 멋진 추상화를 그린다.

영화 <동승><산책>의 마지막 장면이 이 전나무 숲길에서 촬영되어

영화를 본 사람이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나 역시 오래 전부터 이 숲길을 걷고 싶었다.

 

 

 

 

길 옆으로 맑은 물이 흐른다.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면

잠시 그곳에 발을 담그고 흐르는 물에 세상의 어지러운 근심을 모두 흘려보내자.

물 속에 잠긴 자갈에서도

모난 데 깎인 돌의 의미를 깨달을 지도 모른다.

 

 

 

 

 

나무 숲길을 걷는 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과 같다.

숲의 주인인 작은 동물들과도 수시로 마주치게 되는데

그들은 인간을 자신과 조금 다르게 생긴 친구 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요염한 앞태는 물론이고 스스럼없이 귀여운 뒷태를 자랑하는 다람쥐들.

초록물이 떨어질 듯 몸색깔도 선명한 개구리들이 숲길 옆 개울가를 돌아다닌다.

 

"뒷태가 나보다 더 예쁜 다람쥐 있음 나와봐바바바~~~!"

 

 

영화 <동승>(童僧 A Little Monk/2002년)의 마지막 장면을 찍은 곳이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라고 한다.

 

<동승>의 간단 시놉...

나는 왜 동승인가요? 꼬마 스님 도념에겐 세상이 두 가지로 존재한다.

적막과 침묵 속에 자리잡은 산사와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가면 환하게 열리는 재미있는 사람들의 마을.

왜 나는 불러 볼 엄마와 아빠가 없는 걸까? 왜 나는 까까머리 중일까? 왜 아랫마을 아이들은 나를 싫어할까?

9살 아이의 하늘은 의문 투성이로 채워져 있다.

늙은 노승 밑에서 기죽이며 서로 의지하는 정심스님은 내 비밀을 알까?

 

래 된 숲답게 아름드리 전나무가 숲을 메우고 있어

잠시 걷는 것만으로도 콧속이 빵 뚫릴 정도로 머리가 맑아진다.

 

 

2006년에 쓰러지기 전까지 이곳에서 가장 고령이었다는 600년 된 전나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숲에 내주고 텅빈 몸이 되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은 산책로를 걷다가 옆으로 난 작은 숲길로 살짝 빠져도 좋다.

키 큰 전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숲을 더 빛나게 한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 스치는 나뭇잎 소리에

세상의 공해로부터 온전히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행복은 이런 거야'

나지막히 속삭여본다.

 

 

 

보전(寶殿)에 주인공이 꿈만 꾸더니

무명초(無名草) 몇 해를 무성했던고...

금강보검(金剛寶劍) 번쩍 깎아버리니

무한광명(無限光明)이 대천세계(大千世界) 비추네
(월정사 삭발기념탑 비문 중)

 

주문을 들어서서 몇 발짝 걸으면 오른 쪽에 오롯이 서 있는 삭발기념탑이 보인다.

위의 글은 석가모니가 삭발할 때 하신 말씀이다.

이 삭발기념탑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 유일의 삭발탑이다.

이 곳에는 출가한 행자승들이 삭발한 모발이 묻혀 있어서

출가생들의 성지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이 탑은 2004년 단기 출가학교 개교시에 세운 것이라고 한다.

'출가 그리고 삭발.

자기 성찰을 통한 인격체 형성과 삶의 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출가한 이들의 삭발을 기념하여 무명초((無名草)를 묻는다.

사파(裟婆)의 여정에 가끔 이 곳 을 들러 일주문 밖 어디 쯤인가에서 서성이고 있을

 초발심 때의 그 간절했던 마음을 추슬러 삶을 좀 더 치열하게 살 수 있는

 지남(指南)이 되고자 이 탑을 세운다.

불기 2548년 9월15일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월정사 동은 스님의 글)

월정사로 들어가는 입구의 일주문.

허스님의 친필로 '月精(월정대가람)'이라고 쓰여진 금빛 현판이

천오백 년 고찰 월정사의 맥을 이어주는 듯하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전나무 숲길' 산책로가 1Km 쯤 이어진다.

산책하는 데 굳이 정해진 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평평한 흙길이어서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나 어린 아이들도 마음 편히 걸을 수 있기에

가족과 함께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라면 맨발로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잠깐~!!

있잖아요~~

 

영원한 pop song DJ 김광한 씨가

매월 첫번째 토요일

오후 4시~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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