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구석구석

'만나서 반갑소!' 130년된 아카시아 고목이 인사하는 밀양 꽃새미마을

릴리c 2011. 8. 30. 08:30

사느냐고,

어떻게 사느냐고 굳이 묻지 마시게

 

사람사는 일에 

 무슨 법칙이 있고

삶에 무슨 공식이라도 있다던가

그냥 세상이 좋으니 순응하여 사는 것이지.

...

마지막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는데
그렇게 모두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는데

이름은 남지 않더라도 가는 길 뒤편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이나 없도록

허망한 욕심 모두 버리고

베풀고, 비우고, 양보하고, 덕을 싸으며

그저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세나

 

밀양시의 허브농원 꽃새미마을을 둘러보다가 평소 좋아하던 법정스님의 글귀를 발견했다.

욕심을 버리며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며 살자고, 힘겨운 세상 마음을 다잡으며 살자해도

잊어버리고... 잊어버리고... 또 잊어버리며 사는 게 인생이던가...

향기로 가득한 허브농원 산책길엔 삶의 지혜가 담긴 예쁜 팻말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정신없이 살아온 지난 시간들...내 삶을 되돌아볼 여유도 없이 그동안 얼마나 바삐 살아왔는지,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다 문득 깨달은 것은,

인생은 일장춘몽(場春 )... 세상의 모든 욕심은 한낱 봄날의 덧없는 꿈이었음을...

지금 이렇게 향기로운 숲에서 산들바람을 느낄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작은 일에 감사할 수 있음에 나는 진정 살아있음을 느낀다.

 

 

 

 

즘은 허브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전국 곳곳에 허브농원도 많아졌다.

각 허브농원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허브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쉼터를 제공해주는데,

경남 밀양시에 있는 이곳 <꽃새미마을>은 그 중에서도 보기 드문 허브숲을 자랑한다.

'숲'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편안한 단어일 뿐만 아니라, '휴식'과 '건강'을 떠올리게 하고

당장이라도 숲으로 달려가고 싶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이곳, 꽃새미마을은 그야말로 숲이다.

예쁜 숲길엔 수많은 허브가 향기를 내뿜고 있어 곁을 지나기만 해도 온몸의 세포를 흔들어

깨우는 듯 상큼한 기운이 전신을 휘감는다.

짙은 나무그늘에서는 온갖 새들이 지저귀니 우리 인간에겐 최고의 휴식과 쉼터를 제공한다.

 

 

 

 

 

곳 꽃새미 마을 허브농원을 산책하다보면 특별한 돌탑을 만나게 된다.

곳곳에 돌을 쌓아 만든 돌탑이 무려 108개나 된다는데, 아마도 백팔 번뇌를 생각하며 쌓은 건

아닐까, 애써 숫자에 의미를 부여해본다.

한가지 소원은 이루어 준다는 돌탑으로, 곳곳의 장승과 어우러진 모습에서 우리의 토속적인

삶의 냄새와 함께 막걸리 같은 친근감이 느껴진다.

마을 구석구석을 적시며 돌아 흐르는 맑은 시냇물이 이곳의 정취를 한껏 북돋워준다.

 

 

 

 

 

 

 

새미마을은 허브농원이면서 많은 체험과 민박을 할 수 있는 곳이어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이곳을 가꾸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으로,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마다 주인의 땀과 노력, 사랑의

흔적이 구석구석 꼼꼼하게 새겨 있음을 볼 수 있다.

 

 

양시 꽃새미마을에서 특별하게 눈길을 끈 또 하나의 나무가 있었다.

'만나서 반갑소!'

누군가를 만났을 때 들으면 마음부터 따뜻해져 오는 이 말을 나는 고목에게서 들었다.

마치 두 손을 꼭 잡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반기듯, '만나서 반갑소!'

그대는 누규?

130년 된 아카시아 고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비록 살아서 잎을 틔울 수 없는 사목(死木)이지만 어엿하게 '제 2의 삶'을 누리며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쏠쏠한 얘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이 나무에서 화려했던 시절의 아카시아

향기가 나는 듯하다.

 

 

 

기에도 우람한 장승 하나가 뭐가 그리 좋은지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막대기로 사정없이 패고 있으니 이 장승, 웃을 형편이 아닌 것 같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주인의 설명에 한 여성이 다가가더니 사정없이 코를

내려친다.무엇이 그녀에게 막대기를 들게 했을까~ ㅎㅎ

누가 먼저 그랬는지, 이미 코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머리에 씌운 맷집용 철모자가 있는데도

사람들은 왜 하필 코를......

실컷 두들겨 맞으면서도 넉넉한 웃음을 보여주는 장승이 차라리 해학적으로 보인다.

"니들이 내 깊은 속을 알어?"

 

 

 

 

로 허브향기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허브농원에 이런 곳도 있다.

'향기터널'.

이 터널을 지나면 잘못됨도 용서가 되고

미움도 사랑이 되며

실패도 성공으로 바뀔 수 있으며

행복은 수천 배가 된다.

그것이 허브향기의 힘이다.

향기 터널을 지나고 나면

내 인생이 달라진다. 긍정적으로...

 

 

 

 

Welcome~★☆

이곳  참샘허브나라는 한 농부가 숱한 어려움을 겪으며 고향을 지키면서

22년을 땀흘려 가꾼 개인농원이랍니다.

좀 부족해 보이고 좀 못나 보여도

한 농부의 땀과 정성을 생각하시어 예쁘게 잘 봐주시고

농원 운영상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니 농원내 편의시설 이용을 많이 해주시길 부탁드려요~~~

 

편의시설 : 식당, 허브상품점, 허브찻집, 식음료, 초화 판매대, 허브체험

               황토펜션

 

이곳 허브농원을 가꾼 주인의 애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안내 간판이다.

허브농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허브백숙'과 죽은, 평소 닭고기를 썩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맛있게 먹었다. 로즈마리와 여러 허브를 넣어 끓여서인지 닭고기 특유의 냄새

없이 부드러운 육질과 구수한 맛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양 꽃새미마을 허브농원을 둘러보려면 서너 시간은 걸려야 제대로 볼 수 있을 만큼 넓다.

제철을 만난 온갖 야생화가 고운 자태로 산책길의 벗이 되어주는 이곳,

맑은 시냇물이 곳곳을 굽이 도는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본다면......

짧은 시간 둘러보고 난 나의 소감이다.

 

 

 

 

 

밀양시 꽃새미마을

위치 : 밀양시 초동면 봉황리 155번지

문의 : 055-391-3825

http://kkotsaemi.go2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