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숲

'머슴의 날' 들어보셨어요? 주인이 한턱 쏘는 날

릴리c 2012. 2. 22. 10:34

오늘은 주인이 한턱 쏘는

 

오늘2월 22일은 음력으로 2월1일입니다.

요즘은 음력을 따지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일상은 거의 음력을 기준으로 이뤄지다시피 했지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머슴의 날'이랍니다.

주인이 한턱 쏘는 날,

조선시대 고된 노동의 주인공인 머슴과 노비들

그들만의 잔치가 펼쳐지는 '머슴의 날'인 거지요.

 

주 40시간 근무하는 주 5일제가 지금은 거의 정착된듯 한데,

토요일, 일요일과 같은 주말 개념이 없던 조선시대 머슴들은 어떻게 쉬었을까요?

 

설, 한식, 단오, 추석과 같은 명절과 절기가 그들이 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을까요?

정답은 땡!

 

 

▲ 김홍도의 논갈이

 

오히려 하루를 즐겁게 쉬는 양반이나 일반 양인들의 뒤치닥꺼리로 오히려 더 바쁜 하루를

보냈을 게 분명합니다.

물론 힘든 농사일이 널려 있는 농번기가 지나고 추운 겨울철에는 그나마 편안했겠지요.

 

겨울말고도 꼭 하루를 쉬는 날이 바로 오늘, '머슴의 날'입니다.

 

음력 2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온다는 경칩과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이 드는 달.

모든 만물이 생동하고 햇살이 따뜻해지는 봄은 바야흐로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죠.

 

▲ 김홍도의 점심

 

머슴날, 주인들이 머슴들에게 일 년 농사를 부탁하고 위로하는 뜻에서 술과 음식을 걸게 차려

한턱 쏘는 겁니다.

이날 주인은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하여 머슴과 노비들을 배불리 먹이고, 술을 듬뿍 내어 취하

도록 마시게 했다죠.

정월 대보름날 볏단에 담아두었던 곡식을 꺼내 흰떡을 만들고 콩을 넣어 여민 다음, 시루 안에

솔잎을 깔고 이것을 올려놓고 푹 찐 송편을 먹게 했답니다.

일 년 내내 건강하고 좋은 일만 생긴다고 여긴 머슴들은 나이수 만큼 송편을 먹었다죠?

이른바 ‘나이떡’인 셈입니다.

 

또한 머슴들에게 돈을 주어 장터에서 맘껏 쓰도록 했는데 이날 서는 장이 ‘머슴장’이었습니다.

고된 농사일에 들어가기 전 하루라도 신명나게 즐기라는 주인의 배려가 참 돋보입니다.

 

▲ 김홍도의 벼타작

 

머슴날은 성인식도 겸했습니다.

성인으로 인정 받으면 품삯이 올라가는데 성인으로 인정 받기 위해 100근(60kg)정도 되는

돌을 들어올려야 합니다.

일종의 체력 테스트를 거친 스무 살은 이제 성인으로 온 품삯을 받는 거지요.

 

주인이 마음대로 사고팔 수 있을뿐만 아니라 주인 맘대로 처벌할 수 있는 노비.

평소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던 노비는 물론이고 머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 나눔의 명절.

 

고된 농사일을 앞두고 머슴들에게 베푼 주인의 작은 배려가 돋보이는 날입니다.

 

그래 오늘은 내가 쏜다!

 

여러분은 오늘 한 턱 쏘시겠습니까?

아님,

받으시겠습니까?ㅎㅎㅎ

 

출처(자료 및 사진 도움): 국립민속박물관

  - 그림은 조선시대 민속화가 김홍도의 논갈이,점심,벼타작

 

(퍼옴 출처:http://blog.daum.net/sungsim1 바람불어오는 마을-성심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