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요리

시원한 국물맛에 오감이 깨어나는 성게미역국/제주 검은여 식당

릴리c 2012. 2. 25. 08:30

표선 해비치해변을 보며 먹은 잊을 수 없는 맛 성게미역국/제주 검은여 식당

 

표선 해비치 해변이 눈앞에 쫙~ 펼쳐지는 곳에 위치해 '전망 최고'를 자랑하는 검은여 식당

'맛있는 조림'으로 유명하다고 한다(현지인이 추천한 집). 그런데 지난 번 제주 여행 때 먹어본

'성게 미역국'은, 내가 먹어본 미역국 중 '최고'였다.

 

성게알을 좋아하는 내가 주저없이 주문한 것은 '성게 미역국'이다. 아침식사로 이만한 메뉴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성게미역국의 등장, 바닷내음이 내 오감을 흔들어 깨울듯 향긋하게

퍼진다. 

 

흠흠~

순간적으로 식욕이 확 돋는 것을 느끼며 국물을 떠 한입 먹어본다. 아~~~ 이 시원함~!!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표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데,

인생을 어느 정도 살지 않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맛, 아이들이나 외국인은 절대 알지 못하는

그 '시원함'은 정말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이 든다.

10년 쌓인 체증이 쑥 내려갈 것 같은 시원함에 국물을 더 달라고 했다.

그 좋아하는 성게알을 이렇게 익혀 먹어보기는 처음인데, 성게알 고유의 향긋함이 그대로

살아 있어 또다른 맛의 세계를 경험한다.

 

전날 과식한 탓에 별 입맛이 없었는데도 순식간에 밥그릇을 비우고 '밥 한공기 추가~!!'를

외치고 말았다.

그 원인은 성게 미역국과 함께 또 다른 데 있었으니...

 

 

뜨거운 밥에 올려 먹은 요것~~

바로 자리돔젓이다.

얼핏 멸치젓과 맛도 향도 비슷해 보이지만, 멸치젓보다 더 달착지근함과 고소함이 강하고

뭣보다도 톡쏘는듯함(아주 미세해서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이 입맛돌게 해준다.

곰삭은 자리돔젓을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이게 바로 밥도둑'이란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맛있게 먹으면 그것이 최고의 식사가 아니던가.

그날, 아침부터 과식했다 싶었지만, 젓갈 종류가 의외로 소화가 잘 되는듯, 점심 역시 제 시간

에 잘 찾아 먹었다는~^^*

아래 사진은 다시마에 밥과 자리돔젓을 싸서 먹은 것인데, 역시 별미였다.

 

이 글을 포스팅하기 위해 사진을 열었다가 갑자기 식욕이 몰려왔다는~

결국, 자리돔젓을 밥에 얹어 먹은 후에 포스팅을 마쳤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이런 일이 어디 한 두번이던가~!!)

내가 맛집 블로거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집 '검은여 식당'의 반찬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여늬 식당에서나 봄직한 흔한 식재료와 메뉴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다른 집의 반찬들과 달리 일단 맛을 보면...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곰삭은 깻잎에 싸먹는 밥도 꿀맛~^^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준 이집, 다시 제주도를 찾게 된다면 이번엔 '맛있는 조림'을 먹으러

가볼 생각이다. 물론~ 시원~한 성게 미역국과 함께.

 

 

 

검은여 식당(맛있는 조림집)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40-5(표선민속박물관 입구)

전화: 064-787-1104

 

 

 

검은여 식당 바로 앞에는 이렇게 바다가 시원스레 열려 있다. 표선 해비치해변.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을 여름날의 추억을 품고 있을 테지만, 텅 빈 겨울인데도 쓸쓸해보이지 않음은...

물이 차면 둥근 모양의 호수를 이룰 것 같은, 포근한 엄마품을 느끼게 해주는 아늑한 모양 때문일까.

 

 

 

식당앞 해변가 바위 곁에 피어있는 작은 꽃.

어떤 이는 '해국(海菊)이라 하고, 어떤 이는 아니라고 한다.

해국이든 아니든 내겐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른 아침의 엷은 햇살에 눈이 부신 걸까,

부시시 눈비비고 깨어나는 작은 꽃송이들,

신부의 부케를 떠올리게 하는 단아한 자태에서

은은한 국향이 뿜어져 나온다.

잠들었던 나의 감성을 깨우려는 듯...

 

 

식당 옆 담장 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던 '돈나무' 열매.

나무 이름이 '돈나무'라는 것을 함께 여행했던 분이 알려주셨다.

황금빛 열매 안에 붉은 씨앗을 품은 데서 나무이름이 유래된 것은 아닌지...

 

 

'테우'라는 고기잡이 배다.

제주 민속촌박물관에서 기증해 해변에 전시한 것인데, 옛날에는 이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테우'는 통나무 7~11개를 나란히 엮어 만든 원시적인 배로, '떼배' '테' '터우' 등으로 불리운다.

배의 역사에서 볼 때 이같은 배는 B.C. 5~6세기 전부터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었으며,

테우는 연안에서 고기잡이(자리, 멸치잡이 등)와 해초 채취에 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자료:제주민속촌박물관)

 

 

 

 

표선 해비치 해변은 희고 고운 모래로 눈부신 백사장이 200m에 이르고, 평균 수심 1m로 물놀이

하기에 최적인 해수욕장이다.

요즘 제주에서는 해수욕장 대신 ‘해변’이라는 명칭으로 바꾸는 추세라고 한다.

제주 표선민속박물관에서 100m 떨어진 거리에 있어, 마음만 먹으면 박물관도 함께 볼 수 있다.

이 박물관 외에도 영화박물관, 성읍민속박물관, 남원 큰엉, 섭지코지 등 가볼만한 명소가 많다.

썰물 때면 백사장이 환하게 드러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데,

이곳에서는 해마다 7월 말~8월 초에는 표선리 청년회가 주관하는 ‘표선 백사대축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