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

해안도로의 소소한 풍경이 눈물나도록 고운 제주도

릴리c 2012. 3. 16. 08:30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눈물나도록 감동해본 적...있으세요?

                                                   제주 안도로에서의 아름다운 단상들

 

늘 그 자리에 있는 바닷물의 빛깔이 너무 고와서...

태양과 해풍의 사랑을 받으며 하늘을 품고 있는 투명한 오징어의 속살이 눈부셔서...

밤새 쓴 편지를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돌아섰던 그 빨간 우체통을 닮은 등대에서 ...

검은 구름너머로 마지막 빛을 발하며 사라지는 태양의 몸짓에서...

어둑어둑해지는 바닷가 길을 지키는 바오밥나무를 닮은 나뭇가지에서...

방향을 잃었을까, 작별인사를 나누는 걸까, 새떼의 어지러운 비행이 애달퍼서...

해변 모래사장을 수놓는 물자국이 예뻐서...

반대편 길을 달려와 무심히 스쳐지나는 자동차꼬리에서...

바닷가 언덕에 핀 들꽃의 꿈이 소박해서...

......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풍경 앞에서 콧등이 매움해지는 감동에 젖는다.

차를 타고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다 발견한 소경(小景)들이 선물처럼 느껴짐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은,

그저 발길 닿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향하는 자유로움 때문이리라.

 

 

 

 

 

달리는 차 안에서 예상치 못한 근사한 풍경을 만나면 나는 마치 행운을 잡은 듯 신이 난다.

짧은 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마는 무지개처럼, 이런 장면 역시 순식간에 지나버리니

노출이고 조리개고 신경쓸 시간이 없다.

흔들렸든 까맣게 나왔든 결과물이야 어찌 되었든,

'그 순간'만큼은 영원히 붙들어 둘 수 있게 되었으니 참 행복하다^^*

 

 

아프리카 끝없는 초원에 일몰이 잦아든다.

잠자리를 찾아 떠나는 동물들의 바쁘고도 소란스러운 발자국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어디선가 어미 잃은 아기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어느 한적한 바닷가 풍경에서 이렇게 자유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여정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던 중에 만난 어느 5일장(세화 민속오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