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 해안의 천년 고도 트로기르에서도 '강남 스타일'의 인기는 대단해~!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인 크로아티아 트로기르(Trogir, Croatia)는 아드리아 해안의 작은
섬 전체가 중세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도시다.
인구 1600명의 작은 도시지만 쫓기듯 살아야하는 현대인들에게 '느린 삶'의 미학과 소중함을
일깨우는 천년 고도(古都)다.
과거 그리스, 로마 등의 지배를 받는 동안 약 4백년 가까운 세월을 베네치아의 지배를 받아
‘발칸의 작은 베니스’라고도 불릴 만큼 아드리아 해안의 진주로 사랑받고 있다.
크로아티아 본토와 치오보(Ciovo) 섬 사이에 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인 트로기르는
13~15세기에 많은 건물이 지어졌는데 그리스, 로마, 헬레니즘 양식의 다양한 건축물이 요새
안에 위치한 구시가지 전체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헬레니즘 양식과 로마 양식의 도시 배치 계획 구도에 부합되게 건축된 중세 도시의 완벽한
사례’가 유네스코 등재 이유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트로기르는 사람이 살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완벽한 중세도시다.
발칸을 여행하는 동안(2012. 10.2~14) 가는 곳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열풍을
실감했고 그 덕분에 그 지역 사람들뿐 아니라 여행객들과도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트로기르에서도 마찬가지.
해가 떨어지기 전 트로기르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성채에 오르기 위해
바삐 걸어가고 있을 때 느닷없이 자전거를 탄 아이들이 내 쪽으로 오더니
자전거를 탄 채 싸이의 말춤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오빤 강남 스타일~!'을 외치면서.
그러나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크로아티아에 오기 전에 들른 슬로베니아, 그 전에 들렀던 뮌헨과
짤츠브루크에서도 '말춤'을 추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http://blog.daum.net/lilyfield/7837377
(요기↑를 클릭하시면 발칸에서의 '강남 스타일' 현상을 보실 수 있어요^^*)
이 다리 하나로 크로아티아 본토와 트로기르가 연결된다(위).
트로기르 남쪽에 또 하나의 다리가 있는데
그곳을 건너면 치오보(Ciovo) 섬으로 들어가게 된다.
트로기르
파시케(Pasike)의 중세 교외지역은 서쪽으로의 다른 배열에 따라 개발되었으며,
이후 요새로 둘러싸이게 되었고 항구는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베네치아 요새는 ‘카메를렝고(Camerlengo)’로 알려진 제노바의 요새를 포함하고 있다.
이전의 성당 부지에 건설되어 주 광장에 우뚝 서있는 성 로렌스 대성당은
1200년경에 건설되기 시작해서 16세기 말에 완성되었다.
성 로렌스 대성당은 건축 기간이 지연되면서 로마네스크와 고딕, 르네상스 양식이
곳곳에 반영되게 되었다. 성당에는 통로가 세 군데에 있는데,
각 통로의 마지막은 애프스(apse)로 끝나며, 서쪽 끝에 있는 출입구를 지나면 세례당이 있다.
(자료출처 : http://terms.naver.com/entry.nhn?cid=3389&docId=1391968&mobile&categoryId=3389)
트로기르 구시가지에서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성 로렌스 성당'과
이바나 파블리 광장을 향해 들어간다.
본토와 연결된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의 북문에 이르렀을 때
가슴에 핑크 리본을 단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간다.
알고 보니 성 로렌스 성당에서 곧 치러지는 '결혼식' 하객들이란다.
서둘러 그들을 쫓아가 보았다.
운 좋게도 막 입장하려는 신랑신부의 모습을 목격,
얼핏 본 신부의 얼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청순한 천사였다.
한 번이라도 더 보고싶어 뒤돌아보기를 기다렸지만
끝내 '천사'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성당으로 들어가는 신부의 뒷모습만 바라본다.
그들이 걸어들어간 성당의 정문은
아름답고 정교하다고 소문난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달마시안 지방에서 최초의 누드조각이라는 아담과 이브가
사자상(베네치아의 상징으로 이는 트로기르가 베네치아의 지배를 받았음을
나타냄)을 밟고 문 양쪽에 서 있다.
트로기르의 심장 같은 장소인 이바나 파블리 광장이 성당 바로 옆에 있다.
교회와 관청, 재판소가 있는 이 광장에는
이곳의 상징 같은 시계탑과 노천카페가 늘어서 있어
늘 여행자들과 시민들로 북적이는 바람에 활기가 넘쳐난다.
시계탑에 예수와 성 세바스찬의 조각이 붙어 있다.
활기넘치는 광장 분위기에 편승한 여행자 역시 들뜬 기분이 되기 마련.
한쿡에서 건너간 김광한 DJ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가는 곳마다 유적지나 관광지에 대한 관심보다
여행자 혹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인터뷰하던 김광한,
방송인으로서의 직업의식은 발칸 여행 내내 사그라들줄 몰랐다.
성당 안에서 진행되는 결혼식 하객인 그들에게
신랑신부에 대해 묻고 있다.
천년 고도 트로기르는 온통 여행자들로 넘쳐난다.
해안가를 걷다 만난 세 분의 할머니 여행자.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에 보는 이까지도 무장해제 되는 기분이다.
저들 나이 쯤 되었을 때,
친구들과 저런 모습으로 지구상 어딘가를 여행하는 나를 그려본다.
요트와 선박들로 가득한 아드리아 해안에 석양이 깔리기 시작한다.
서둘러 가야 카메를렝고 요새 전망대에 오를 수 있겠다 싶어
걸음을 재촉한다.
카메를렝고 요새에 도착했을 때 만난 트로기르 아이들.
이들 덕분에 남편과 내게 유쾌하고 행복한 추억 하나가 보태어졌다.
노을 지는 트로기르 해안에서의 '강남 스타일' 말춤 퍼포먼스...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카메를렝고 요새는 베네치아가 지배할 당시
오스만 투르크를 방어하기 위해 쌓아올린 요새다.
카메를렝고 요새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간다.
적의 동태를 살피던 작은 창을 통해 본 구시가지.
왼쪽의 트로기르 구시가지와 치오보 섬(오른쪽)이
아드리아 해를 사이에 두고 다정히 마주해 있다.
트로기르 구 시가지 모습.
카메를렝고 전망대에 올랐을 때 태양은 서쪽으로 넘어간 뒤였다.
아직 어두워지기 전이라 구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앗, 조금 전 성채 아래서 '말춤'추던 소녀들이
어느 새 우리 뒤를 따라 올라와 았는 게 아닌가.
우리를 졸졸~ 따라온 애들이 재미있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
기념 촬영을 했다.
공산치하를 경험한 부모와 달리 이 아이들은 다행히도
자유주의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세대가 된 셈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카메를렝고 요새.
이곳에서 공연을 열면 참 근사하겠다는 생각을 우리 부부는 똑같이 했다^^*
구 시가지는 도보로 곳곳을 돌아보는데 1시간이면 충분할 정도로 작은 도시지만
그 안에는 16개의 교회와 37개의 레스토랑, 50여 개의 카페나 바가 있고
골목골목 작은 상점들이 즐비해 구경하기에 따라서는
몇 시간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구시가지로 들어가기 위해 거치는 북문 주변.
아까 결혼식 하객들을 만났던 곳이다.
크로아티아에서 느낀 또 한 가지...
세계 미인대회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이곳 여성들의 미모와 몸매가 빼어나다는 점이다.
거리에서 만나는 여성들 대부분이 그야말로 '쭉쭉빵빵'~!!
우왕~~
해안가에서 만난 트로기르 소녀들.
이들 역시 '강남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해보라'는 말에는
그냥 웃기만 한다.
수줍음 많은 소녀답다.
그러고 보니 이곳 사람들,
무척 소박하고 순진하다는 인상을 곳곳에서 받았던 기억이 난다.
본토와 연결된 다리 바로 옆에 재래시장이 있다.
싱싱한 과일과 채소가 수북한 것이 우리의 재래시장을 보는 것 같아
여간 정겨운 게 아니다.
이곳에서 반건조 무화과 열매 1kg을 우리 돈 5천원 정도에 샀는데
예전에 터키에서 샀던 것(안에서 벌레가 나와 기겁을 했던)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깨끗하고 굵은 게 맛도 좋았다.
트로기르에서 다음 목적지인 스플릿으로 이동해
호텔에서의 저녁식사와 호텔방 모습.
저녁마다 마신 와인맛도 잊을 수 없다.
최고급 호텔은 아니지만
발칸 여행 내내 어딜 가나 깨끗하고 쾌적한 호텔방 때문에
여행이 훨씬 즐겁고 편안했다.
다음은 스플릿(크로아티아)으로 이동합니다~
이곳 역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로마 유적 디오클레티안 궁전 등
수많은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발칸 여행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