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한 번은 꼭 걸어봐야 할 두브로브니크의 눈부신 플라차 거리
유럽인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 한국인에게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여행지...
그곳은 과연 어디일까?
동유럽? 아프리카?
그곳은...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서방세계와의 소통이 어려웠던 발칸반도가 아닐까.
오늘 소개할 곳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티토가 창건한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 체제하에서 수십
년을 보내다가 많은 희생자를 낸 후에야 1991년 6월 25일 독립을 선포한 이래,
서방세계로부터 지대한 관심과 흥미를 끌고 있는 발칸의 크로아티아,
그 중에서도 두브로브니크를 소개하겠다.
그동안 스플릿, 트로기르, 플리트 비체, 자그레브를 소개했는데, 발칸여행에서 나를 가장
설레게 하고 기대하게 했던 곳은 바로 오늘 소개하는 두브로브니크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배경으로 성벽 위를 걷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잠시 후 우리 역시 저 위를 걸으며 개미가 되었다는~^^*
두브로브니크에서 꼭 해야할 일은
1.플라차 대로의 반짝이는 대리석 길 맘껏 활보하기,
2.성벽투어하기,
3.가슴 두근거리는 골목 구경하기,
4.노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여행객 구경하기,
5.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곳만의 독특한 가게 기웃거리기,
6.걷다 지치면 오노프리오 분수 앞에 털썩 주저앉아 그냥 쉬기,
7.해적선처럼 생긴 유람선을 타고 아드리아해로 나가 주변 섬 둘러보기,
(공식 나체섬의 진풍경을 볼 수 있다는~!!)
8. 밤에 올트타운에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에 흠뻑 빠져보기,
또 뭐가 있을까...
아,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드리아해에서 물장구치기~!ㅎㅎㅎ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
골목 안의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곁들인 해산물 요리 먹기,
예쁜 기념품 사기...... 등등...
이런 것 다 하려면 적어도 3박 4일 아니 그 이상은 머물러야 할 것 같은데
아쉽게도, 너무나 아쉽게도 난 하룻밤 머물고 그곳을 떠나야 했다.
두브로브니크에서의 하일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역시 성벽걷기다.
온통 붉은 지붕으로 빼곡한 올드타운을 굽어보며 성벽을 걷고,
수 백년 전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추측해 본다.
혹은 내가 그 시대로 들어가는 상상을 해본다면?
집들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내려다 보면
영화 속 장면 같은 일이 지금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감칠맛 나는 상상을 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두브로브니크다.
성벽 위에서 내려다 본 오노프리오 샘(분수).↑
1438년 오노프리오 드 라 카바(Onofrio De La Cava)라는 사람이
20km나 떨어진 스르지 산에서 물을 끌어와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는데,
분수대 둘레엔 각기 다른 얼굴의 조각상들이 있고 그 입을 통해
지금도 시원한 흘러 나온다.
지금도 콸콸 쏟아지는 이 물을 여행객들은 공짜로 얼마든지 마실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 플라차 거리를 알고 있다.
기억 나시는지?
고현정의 커피 광고를 통해서...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걸다 눈물 그렁한 얼굴로 뛰쳐나오는 장면,
바로 이곳 플라차 거리에서였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곳에 지금 내가 서 있다.
수많은 여행객들 틈에서
천년의 역사를 품은 채 반들거리는 대리석을 밟고...
두브로브니크에 들어와 호텔로 이동하면서 찍은 올드타운 성벽이다.
이때 이미 내 가슴은 정신없이 뛰고 있었다.
햇살 받아 반짝거리는 플라차 거리의 대리석 길이
육중한 성벽을 통해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으니~!
아드리아해가 바라보이는 호텔에 짐을 두고 우린 지체없이 내려왔다.
설렘으로 찾아온 두브로브니크의 빛나는 거리가,
오노프리오 샘과 이를 에워싼 여행객들의 활기찬 모습이
빨리 보고 싶었다.
올드타운으로 들어가는 문, 필레 게이트(Pile Gate)를 통과한다.
두브로브니크는 이미 유고 내전 전부터
한 해 1천 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다녀갈 정도로
올드타운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이다.
정문 안으로 들어서니
요새답게 철옹성 같은 돌담이 하늘을 가릴듯 높게 서 있다.
여행객의 심금을 흔드는 거리 악사의 기타소리가
두브로브니크 입성을 축하해준다.
난 이미 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올드타운 전체가 예술의 마을 같다는 착각에 빠지고 말았다.
오, 아름다워~!!
정문인 필레 게이트에 들어서면
오노프리오 샘이 가장 먼저 맞아주고 그 앞 대로가 펼쳐진다.
바로 플라차 거리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발자국과 숨소리를 품은 채
오늘도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두브로브니크에서 내 발자국을 남긴 여정이다.
필레 정문에서부터 플라차 거리를 지나 렉터 궁전,
그리고 스르지 산 쪽으로 난 성벽 걷기...
식사를 하기 위해 잠깐 누볐던 골목 걷기를 제외하면
내가 하고 싶었던 '골목 둘러보기'를 못한 셈이어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오노프리오 분수 앞의 프란체스코 수도원.
그 정문 위에는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슬퍼하는 피에타 상이 있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골목길을 찾아 들었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사람 사는 냄새와 주체할 수 없는 매력에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기지 않을 여행객이 과연 있을까?
바다에 면한 도시답게 풍부한 해산물 요리를 자랑한다는 이곳에서
오늘 점심은 '먹물 오징어 볶음밥'을 먹게 될 것이다.
(점심 식사 포스팅은 나중에~^^*)
플라차 대로에서 만난 여행객들의 아이스크림 홀릭 장면들.
이곳에 오면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줘야 한다는 규칙이라도 있는 걸까?
대부분의 여행자들 손엔 소복하게 담긴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고
모두들 쪽쪽 빨며 맛있게 먹는다.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아이스크림을 쏘셨는데,
그 덕분에 나도 '규칙'을 지키는 여행자가 될 수 있었다나 모라나~^^*
여유가 있었더라면 노천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하는 호사를 누렸을 텐데...
왜 밤낮 아쉬워만 하는 여행을 계속해야 하는 거냐구~~
이 골목 저 골목 걸으며 기웃거리는 재미,
쉬고 싶으면 쉬고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사고 싶으면 사고...
레드캡 빨간 깃발을 따라다니며 급한 발걸음 옮기는 여행 말고
언제 쯤 난 넉넉한 여행을 해볼 수 있으려나...
지금부터라도 계획해 봐?
그래, 담엔 꼭 그런 여행을 해보는 거야~!!
이 여행기를 적는 동안 난 결심을 했더란다~^^*
누군가는 그랬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골목길'이라고.
유난히 골목길 여행을 좋아하는 나였지만
골목이 주는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 좀 더 빠져들고 싶었지만...
에효~~
두브로브니크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중앙 대로인 플라차 거리다.
반들반들 윤이 난 대리석 바닥은
그냥 맨바닥에 앉아 지나는 여행자들을 바라보고 싶을 만큼
투명하고 맑게 빛나고 있었다.
불과 300m밖에 안 되는 길이였지만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역사를 간직한 곳이던가.
두 번의 지진까지 겪었다는 이곳은
오늘도 눈부시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다시 그곳에 가볼 수 있을까...
꿈꾸면 이뤄진다고 했지~~
렉터 궁전 시원한 대리석 계단에 앉아 쉬고 있는 부부.
진정한 여행이란 이런 것도 포함되어야 하는 것.
플라차 대로 동쪽 끝에 이르면 넓은 루짜 광장(Luza Squre)이 있고
그 앞에 성 블라씨(St Blasie's Church)교회가 있다.
이 광장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데
이곳에선 하루에 한 시간 씩 '마켓'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마침 우리가 갔던 그 시간에도 장이 열리고 있었다.
플라차 대로의 맨 끝(동쪽)은 루짜 광장(Luza Squre)의
성 블라씨(St Blasie's Church)교회 앞에서 열리고 있는 '마을 장'이다.
어떤 날은 채소 등 농산물을 들고 나와 거래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만든 가공품을 갖고 와 팔기도 한다.
이 날은 크로아티아의 오랜 전통으로 만든 가공품인
와인, 치즈, 쨈, 소시지 등이 거래되고 있었다.
그들만의 전통 비법으로 만든 제품을 시식해보는 즐거움도 느껴보고...
역사 기록물 보관소가 있는 스폰자 궁전, 안쪽의 성모 승천 성당,
렉터 궁전(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이 루짜 광장을 중심으로 서 있다.
수폰자 궁전도 들어가 보고 싶고
밤이면 연주회가 열린다는 렉터 궁전에도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최소한 두브로브니크에서 3~4일은 머물러야 가능한 일들,
그래서 아쉬움이 너무 크다.
노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거나
여행객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누려봐야 하는 건데...
1박이라는 짧은 일정으로는 모든 게 아쉬울 뿐이다.
두브르니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
해적선처럼 생긴 유람선을 타고 주변 아드리아 해를 둘러보는 일이다.
평소엔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을 덤으로 볼 수 있다.
(유람선 포스팅은 나중에~^^*)
루짜 광장의 끄트머리에 있는 문을 나오면
바다에 면한 부두, 이곳에서 배를 타면 된다.
유람선을 기다리는 일행.
우리를 태울 해적선(?)이 부두에 들어오고 있다.
해적 선장 애꾸눈 잭을 뱃머리에 달고~ㅎㅎ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관광 안내'.
12유로를 내면 올드타운을 걸어서 안내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배편을 이용해 낚시를 하거나 섬을 구경시켜준다는 안내도 보인다.
루짜 광장에서 본 종탑.
스르지 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종탑의 안을 보니
종지기 조각이 보인다.
유람선 투어와 성벽 투어를 마치고 나니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을 빛내주던 눈부신 햇살이
서서히 스러지는 가운데
오늘의 투어가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었다.
여기서 두브로브니크와 작별할 순 없지.
우린 밤에 다시 내려오기로 하고 발걸음을 호텔로 옮겼다.
호텔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과
언젠간 나도 타보리라, 마음 먹게 한 대형 크루즈 선이
나의 다음 여행을 부추기듯 부두에 정박해 있다.
서유럽 문화권과 동방문화권이 충돌하는 경계선에 있는 발칸반도는 그래서 지금껏 우리에겐
'유럽의 화약고'라는 오명으로 각인되어 발칸지역의 어둡고 슬픈 역사만을 기억하게 했다.
보스니아 내전, 세르비아 인종 대청소, 수많은 상처와 슬픔을 간직한 곳...
그러나 지금의 발칸은 '가장 여행하고 싶은 지역'으로 세계인의 주목과 사랑을 받는 곳으로
바뀌었는데, 그렇게 된 것은 불과 2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유럽인들에게는 물론 그 훨씬 이전부터 '최고의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었지만.
그래서 발칸은 여행자들에게 호기심과 무한한 상상력을 한껏 불러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며
어느 곳보다도 설레임이 큰 여행지이기도 하다.
발칸을 다녀오기 전엔 '다시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꼽았지만
지금은 '21세기 최고의 여행지 발칸'이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꼭 한 나라만 고르라면 난 주저없이 크로아티아~!!라고 외칠 것이다.
그곳에 언제 다시 가볼 수 있으려나~^^
크로아티아의 또 다른 곳 보기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천년고도 자그레브 http://blog.daum.net/lilyfield/7837396
에메랄드빛 호수 플리트 비체 http://blog.daum.net/lilyfield/7837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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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누드해변 http://blog.daum.net/lilyfield/7837505
크로아티아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