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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세상의 온갖 다육이, 이곳에 가면 다 있다

릴리c 2013. 2. 18. 08:30

의 세계, 이렇게 예쁜줄 몰랐어요!

 

뭐 사줄까?”

~!”

남편이 물으면 늘 내 입에서 서슴없이 나오는 대답이다.

어려서부터 꽃과 식물을 좋아하는 내게 꽃님이란 별명(연애시절 남편이 붙여준)이 붙은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그런 내 마음을 홀랑 사로잡은 또 하나의 을 만났다.

다육식물’.

줄기나 잎의 일부 또는 전체가 수분을 많이 간직한 다육질의 식물이라는 사전적 의미로만 보면

흔한 선인장과의 식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꽃은 좋아하면서도 선인장 가시에 혼쭐난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도 선인장에 대한

호감도가 무척 낮았었다.

그래서 다육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식물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다육이를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다는 게 맞다.

그런 내 앞에 '꽃보다 예쁘고 화려한' 다육이들이 나타난 것이다.

 

 

사실 우리 집에도 다육이가 몇 개 있기는 했다.

몽글몽글한 잎(?)이 긴 가지 중간중간 솟아나 있는데

어느 날 보면 곁가지를 내어 거기 또 다른 잎이 솟아오르곤 했다.

나의 무관심에도 길게 뻗어나오는 가지가

기특하기는커녕 볼성사납다고 여기며 내버려두다가

하루는 가지 몇 개를 아무렇게나 잘라 다른 화분에 옮겼더니

지금까지 잘도 커주고 있는 강한 생명력.

그럼에도 그것이 진짜 다육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기르고 있었는데...

 

가시 없는 선인장과 비슷하다는 느낌과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게으른 사람이 키우는 식물정도로 아는 나의 무식함조차 깨닫지 못한 채,

그리 귀히 여기지 않아도 되는 식물이라고

다육이를 폄하했던 것이다.

 

 

 

가끔 강원도 원주의 '피노 레스토랑'에 들르곤 하는데

얼마 전엔 그 주변을 산책하려고 나왔다가 

다육이 농원을 발견했다.

무심코 들어갔다가 '대박~!!'을 외칠 뻔했던 것.

겨울인데도 수많은 꽃(!!)들이 방실방실 웃고 있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그들이 모두 '다육식물'이었던 것이다.

그 아름다움에 취해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 246 '옹기랑 다육이랑'.

이 농원에 있는 다육식물은

종류도 많고 화분 숫자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아마 국내 최대규모가 아닐까 싶다.

 

 

너무 많은 종류와 외우기 힘든 이름에 혼이 나갈 정도였지만

이름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도톰한 잎의 질감과 색감이 주는 매력에

처음 보는 나도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피어 있는 시간이 짧은 일반 꽃의 생명력에 비해

다육이의 우아하고 예쁜 자태는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그 아름다움이 빛을 더 발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그 매력 때문에

다육이와의 사랑에 빠져드는 모양이다.

 

 

 

종류도 모양도 가격도 천차만별인 다육이의 세계.

나도 한 번 키워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든다.

 

 

가끔 원주를 갈 때마다

꼭 이곳을 찾게 되는데,

아마도 머지않아 나 역시 다육이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지 않을까...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매력의 세계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조만간

우리집 작은 베란다에도

이들의 공간이 마련될 것 같은 예감이...

완전이뻐

 

 

 

 

 

 

 

 

 

 

 

 

코끼리 발톱처럼 생긴 이 다육이는

땅에 뿌리를 박지 않고도 이 상태로 몇 개월을 살 수 있다고 한다(아래).

 

 

 

 

 

  <옹기랑 다육이랑> 농원에서 가장 값이 비싼 다육이.

'두들레아(아테누아타)'라는 이름을 지녔는데

가격이 무려 수천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다육이 중에는 수염처럼 밖으로 나와 있는 뿌리(?)를 통해

공기 중의 수분을 섭취하며 자라는 것도 있다.

어떤 것은 화분 흙 속이 아닌 공기 중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것도 있어

이들의 강인한 생명력에 그저 감탄사만 터져나올 뿐이다.

 

 

다육식물 용기를

<옹기랑 다육이랑>의 대표 박치언 씨가 직접 구워낸다고 한다.

 

 

 

 

 <옹기랑 다육이랑>에는 식사와 차를 마실 공간이 따로 있는데

이곳에서 식사나 차를 마시는 사람에겐

다육식물을 하나씩 준다고 한다.

(이곳에서 '해신탕'이라는 요리를 먹었는데

'맛집'으로 다음에 포스팅할 생각이다.)

 

이곳에선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어서

어린이들의 식물에 관한 산교육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