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꽃소식에 부러워만 했는데...
"오늘 서울에 개나리가 공식적으로 피었는데요, 작년보다는 1일 빨랐고 평년보다는 6일
늦었습니다."
남녘엔 활짝 핀 매화에 벚꽃 소식이 이미 전부터 있었지만, 서울은 이제 피었다는 어제의
뉴스(YTN) 대목이다.
요즘은 이웃 블로그만 방문해도 흐드러진 남쪽 꽃소식을 접하게 되어 당장이라도 그곳에
달려가고픈 유혹을 억누르느라 도를 닦는 기분으로 산다.
꽃샘추위가 물러가지 않아 아직도 겨울옷을 치우지 못하고 있던 내게 "봄이 왔어요~!!"라고
외치는 꽃망울들의 아우성이 전해져 왔다.
먼 곳에서가 아닌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 곳곳의 목련과 산수유가 피어나는 걸 난
이제야 알아차린 것이다.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 응봉산(서울 성동구)에
노란 개나리가 피고 있다.
지금부터 적어도 일주일은 만개한 장면을 볼 수 있을 테고
전국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드는 진사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산 밑 철길에 기차가 지나다니는 이곳의 풍경은
가히 세계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어제 운전 중에 ISO만 높여 찍었더니 노출이 오버됐다)
남의 블로그에 올라온 꽃들을 보며
꽃구경 다닌 그들이 '부럽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집 주변을 둘러보니
봄은 바로 내 곁에 와 있더라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곁의 중랑천변은 4~5Km에 이르는 벚꽃터널이다.
(이 산책로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 왔다는~!ㅎㅎ)
벚나무는 아직 봉오리 상태지만 목련과 산수유, 개나리는
이미 화사함을 뽐내고 있었다.
시각이 다르게 봉오리 모양이 달라지고
하루가 다르게 꽃들이 피어난다.
고운 자태와 향기로 마음을 빼앗는 꽃들의 유혹 때문에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한 게 아니었을까...
얼마 전,
<봄향기>라는 전시회에서 본
벚꽃 그림이 생각난다.
나뭇가지에 가득 달린 것은 꽃이 아니라
툭툭 터진 팝콘들...
목련꽃 봉오리는 주먹만한 팝콘이다.
목련꽃 봉오리 너머 벚나무 가지 끝에
무수한 꽃망울이 햇살을 듬뿍 받고 있다.
이제 며칠 지나면 향기를 머금은 채 꼭 다문 입을 터뜨리겠지.
난 못 이기는 체
그들의 유혹에 넘어갈 것이다.
향긋한 유혹에 행복한 4월 되세요~!!
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