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구석구석

[경복궁]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심 속 궁궐의 야경

릴리c 2014. 5. 16. 07:30

2014 경복궁 야간개장

 

몇 년 전,

600년 만에 경복궁 야간개장을 처음 한다고 했을 때

기대와 설렘으로 방문했다가

인파에 치어 죽게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론 아예 '야간 개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있었는데...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12일까지 또다시 야간개장을 한다는 것과

이번엔 입장 인원을 제한해 인터넷으로 예매해야 한다는 소식이 있었죠.

예매 시작 10분만에 전일의 티켓이 동이 나면서

대단한 화제가 됐었구요.

운좋게도 예매에 성공한 친구 덕분에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야간개장 마지막 날인 5월 12일,

친구들과 경복궁을 찾았습니다.

근정전과 경회루 단 두 곳만 관람이 허용되었는데,

현대의 도심 한 복판에서 조명 속의 궁궐을 바라보는 느낌은

참으로 묘하고 황홀했습니다.

(조리개를 너무 닫은 탓에 달님에서 광채가 나네요~ㅎㅎ)

 

 

마침 음력으로 4월 14일, 아직 보름달에 이르진 못했지만

달님 덕분에 운치 가득한 고궁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몇 해 전의 발 딛을 틈 없이 인파에 시달렸던 때와 비교하니

얼마나 호젓한 밤풍경인지...

치열한 자리다툼 없이 참 편안하게 찍을 수 있었습니다.

 

 

하늘에 둥실 떠 있는 달님이 있어

더욱 운치 있는 고궁의 풍경입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광화문 현판과 아름다운 단청을 올려다볼 수 있음이

참으로 즐겁습니다.

 

 

 

 

입장은 7시부터였지만

좀 일찍 도착해 낮풍경 몇 컷 담아봅니다.

처음 카메라 장비를 구입할 때 산 삼각대를 거의 사용해보지 않은 터라

미리 연습도 해볼겸 일찍 서두른 거죠.

실은, 삼각대에 대한 울렁증이 심했거든요~^^

 

 

삼각대 연습샷입니다.

석양도 담아보고 장노출 연습도 해보는 동안

입장 시간이 되었네요~.

 

 

 

 

근정전의 낮과 밤.

폐장 시간에 쫓기듯 나오며 찍은 위의 사진엔

근정전의 문이 닫혀 있습니다.

 

 

 

 

임금님의 옥좌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합니다.

온갖 부귀와 영화, 기쁨과 슬픔, 고통과 고뇌...

세상의 온갖 희로애락은

언젠가 세월 속에 묻히고 마는 것을...

 

 

아직 밝을 때 경회루를 담아봅니다. 그런데...

물에 비친 반영이 압권인 경회루였지만

이날, 바람이 몹시도 세게 불어 선명한 반영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차라리 '흔들림'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연못 속 아름다운 경회루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떠오릅니다.

 

 

 

 

 아주 잠깐씩 바람이 잠잠할 때도 있긴 했어요.

위 사진은 그나마 조금 반영이 보이죠?

그것도 아주 순간적이었고 이내... 바람이 붑니다.(아래 사진)

 

 

 

 

눈으로만 보기엔 너무 아쉬워

아름다운 모습을 스맛폰에도 담습니다.

 

 

위치를 바꾸어보니 경회루의 또다른 아름다움이...

 

"이런 모습을 보려고 그렇게들 오고 싶어 하는구나!"

곁에 있던 아가씨가 감탄하며 자신의 남친에게 한 말입니다.

 

 

 

 

뜨문뜨문 바람이 잠잠해질 때의 반영은

어릴 때 미술시간을 떠올리게도 하네요.

도화지를 반으로 접어 한 면의 그림이 다른 면에도 똑같이 나오게 그리는

데칼코마니였던가...

 

 

 

 

 

 

장소를 조금씩 옮도 다른 분위기의 데칼코마니를 그립니다.

 

 

 

 

이제 근정전으로 가 볼 차례입니다.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기려다

기와지붕 너머의 달님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삼각대가 있어서 참 편리하네요~ㅎㅎ

그 자리에서 방향만 바꾸니 다시 경회루,

아쉬운 마음에 한 컷 더 눌러줍니다.

 

 

 

 

몇 걸음 나오다 또다시 삼각대를 세우고 한 컷, 또 한 컷...

 

 

 

 

회랑 너머로 근정전이 근엄하게 그러나 우아한 자태로

보는 이를 설레게 합니다.

 

 

 

 

 

과거와 현대의 완벽한 공존,

유령처럼 흐느적거리는 인간의 모습은

과거일까 현재일까...

어쩌면 미래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아름답지 않은 모습은 없을 테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각도에서 바라본 근정전입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찍으려 했지만

이미 퇴장할 시각(10시)을 알리는 방송이 계속 흘러나오니

마음만 급해지네요.

노출만 바꿔 달랑 두 컷 담고 쫓기듯 발걸음을 옮겨야했습니다.

 

 

 

 

몇 걸음 옮기다 못내 아쉬워 다시 한 컷~

 

 

근정전의 문도 이미 닫히고 말았네요.

아쉬움에 또 한 컷~

빨간 야광봉을 든 경비 아저씨들의 재촉에

쫓기듯 나오다가 광화문 방향으로 한 컷 누릅니다.

 

 

 

 

 

 

광화문 안쪽과 바깥의 모습입니다.

가까이에서 본 단청이 정말 아름다워요~^^*

 

 

 

 

 

 

 

 

광화문 앞에서 바라본 세종로.

멀리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보이네요.

 

 

 

 

참 아름다운 우리의 유산입니다.

 

경복궁 야경을 찍으면서

이제야 비로서 삼각대에 대한 울렁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쁘고 대견한(!) 하루였습니다, 제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