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도 지나 절기상으로는 완전한 가을이건만...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데 더위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생각나는 곳...바로 강원도 태백이다.
평균 해발고도 700m의 태백시는 여름 평균기온이 19℃라고 하니
찜통더위로 한반도가 달구어지고
열대야로 잠못 이루는 백성이 도처에 널렸어도 이곳에서는
열대야? 그게 뭐래요? 하는 물음이 나올 것 같다.
에구~ 부러버라~~
매봉산 꼭대기의 '하늘 다음 태백...바람의 언덕'.
이날, 안개가 너무 짙어 10m 앞이 보이지 않았다.
하얀 풍차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를 기다렸지만...
눈 앞에 날아다니는(?) 안개는 차라리 구름이라고 해야 옳았다.
구름 속을 걷는 느낌......
결코 푹신하지도, 보드랍지도 않은
미로를 헤메는 기분이다.
도심의 최고 기온이 30도에 가까웠던 그날,
'바람의 언덕'에선 추위에 떨어야 했다. 후덜덜덜덜~~~~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
한여름에도 평균기온이 15도 안팎이라고 하니
내년 여름 피서는 아예 이곳으로 점찍어둬야겠다...
40만 평에 달하는 매봉산 배추밭은 1962년부터 조성된 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는 배추가 바로 여기서 나온 배추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배추는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음식을 소화시키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되어 있다.
운 좋으면
올 겨울 김장은 매봉산배추로 담글 수 있으려나~
귀까지 멍해질 정도로 높았던 매봉산 길...
차가 겨우 한 대 지날 만큼 좁은 길섶에선
가을 향기를 듬뿍 머금은 꽃들이 나그네의 발길을 붙든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몇 배로 더 고와보이는 그들의 자태에
넋이 빠져도 좋다...
▲ 구불구불 산길을 돌다가 돌다가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중첩된 산풍경은,
구름 위를 걷다 만난 또 하나의 뽀나스다.
태백시 매봉산은 고랭지 채소밭과 풍력발전기로 유명하다.
해발 1272m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되기 시작한 것은 4년 전의 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의 일환으로 2004년 1, 2호기가 설치됐고,
2005년에 3, 4, 5호기, 2006년에 6, 7, 8호기 순으로 건설이 완료됐다.
풍력발전기는 연간 1기당 1000가구가 1개월 동안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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