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하면 언제나 한려수도가 떠오른다.
20여년 전, 후배 부부의 신혼여행지를 남편과 함께 동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배를 타고 한려수도를 돌며 좋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배 위에서 만난 한려수도는
외국의 멋진 풍경을 보는듯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섬들과 푸르디 푸른 바다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이번엔 바다가 아닌 여수를 돌아보기로 했다.
1박의 짧은 여정으로는
먹거리, 볼거리 풍부한 여수를 접수하기엔
턱없이 부족함을 느꼈기에 그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2008. 12. 6~7)
아는 사람만 아는 비경 용월사.
돌산대교를 건너 안으로 안으로 30분쯤 들어가니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히, 아주 편안하게 서있는 조그만 절이 나온다.
깎아지른 벼랑 위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인적이 그리 많을 것 같지 않은 사찰이다.
경내에 들어서니 바다를 향한 해수관음보살이 서 있고
검은 개 한마리가 방문객을 향해 꼬리치며 인사한다.
해돋이 하면 향일암을 떠올리겠지만
이곳 역시 최고의 해돋이를 구경할 수 있는 장소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용월사 주소 : 전남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8번지 10호
전화번호 : 061-644-2790
▼ 용월사에서 내려다보이는 남해바다.
발이라도 담가보고 싶은 바다, 몇 발짝만 내려가면 된다.
돌산대교(위 사진)와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돌산공원에 올라...
어머니의 품안처럼 한없이 아늑해 보이는 여수시내(아래).
가운데 보이는 작은 섬이 '장군도(島)'다.
탤런트 L씨가 이 섬을 팔라고 졸랐다는(여수 시장님에게) 얘기도...믿거나 말거나~ㅎ
지금은 여수와 돌산도를 잇는 다리로는 돌산대교가 유일하지만,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새로 다리 하나가 건설 중에 있다.
▲▼ 소호 요트장에 정박 중인 범선. 하얀 돛을 단 모습이 보고싶었지만...
▲▼ 요트장의 바다와 뭍을 연결한 시멘트 바닥 위에 초록 이끼가 아름답다.
그러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미끄러운...
이른 아침, 어디로 이동하려는 걸까.
줄 지어 하늘을 날 때도 흐트러짐 하나 없더니
물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날 때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줄지어 날아가는 지혜가
물에서도 적용되는 모양이다.
맨 앞에 대장이 진두지휘하는 모습 역시 하늘, 바다, 똑같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맨 앞에는 늠름하게 앞서가는 청둥오리 한 마리가 있다.
▲ 나, 대장 청둥오리~!
▲▼ 출어에서 돌아와 쉬고 있는 고기잡이 배와 여수수산시장.
▲ 여수 수협 앞바다에서 출어를 기다리는 배들.
먹거리를 빼놓곤 절대 여행을 논할 수 없다.
짧은 1박2일 여정 동안 네 번의 식사를 했다.
(한 끼는 지인의 집에서 대접받았다)
여수가 고향인 지인의 강력추천으로 맨 처음에 먹은 음식은
붕장어 구이(위 사진)와 붕장어 탕.
허겁지겁 먹는데 정신이 팔려 나중에 나온 탕은 찍지 못했다.
붕장어구이, 일반 장어보다 살이 두텁고 구수한 맛이 일품.
탕은 속이 확 풀릴 정도로 시원하면서도 담백한데
보양식이라 해도 좋을 만큼 속이 든든해진다.
여수 수협 옆의 자그마한 식당, 맛도 친절도 굿~!!이었다.
▼ 저녁으로 먹은 서대회 무침.
함께 다녔던 여수人이 종일 노래하던 서대회다.
새콤달콤 양념한 서대회의 아삭한 맛이 끝내주는~!
절반쯤 먹다가 밥을 넣고 비벼보았다.
음~ 이맛이야~!!
잎새주 한 잔이 목으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크~~
(서울에 이슬이가 있다면 전라도엔 잎새주가 있다 ㅎ)
▲▼ 다음날 아점으로 게장백반을 먹었다.
세상에~~!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무한 리필해준다.
가격은 단돈 6천원!!
맛? 게장 매니아에겐 거의 죽음 수준...
초등학생부터 일인분으로 계산된다는 문구가 재밌다.
포스팅 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게장의 달큰한 맛이 떠올라 침이 꼴깍~ 넘어간다.
다음은 진남관, 향일암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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