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구석구석

빌딩숲 속 여의도에서 불타는 노을, 상상이 되시나요?

릴리c 2011. 9. 28. 08:30

여의도, 빌딩숲 속 공원으로 도시락 싸들고 소풍가요~~~^^*

 

가을을 느끼기엔 덥다 싶었던 며칠 전,

빌딩에 둘러싸인 여의도 공원에 도시락 싸들고 소풍을 나갔다.

도시락이라고 해봐야 아침에 남은 밥에 간장 참기름 깨소금과 날치알을 넣고 잘게 다진

단무지를 섞어 살살 비벼준 다음, 동글동글 한입 크기로 뭉친 게 고작인 '초간단' 요리.

보온병에 커피를 담고 사과 한 알 곁들이니 공원 벤치에서 먹는 소박한 점심이 정겹다.

마침 소풍을 나왔다는 초등학생들의 신바람 섞인 수다와 자전거 타는 모습으로 인해 여의

도 공원은 생기발랄한 공기로 넘쳐난다.

사방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높은 빌딩들이 결코 삭막하거나 딱딱해 보이지

않는 곳이 여의도다. 가끔 차를 타고 지나칠 때마다 산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야 그 작은 소망을 이룬 셈이다.

 

 

지난 주부터 여의도에서 일이 있는 터라 이틀에 한 번 이곳으로 발걸음을 하고 있는데, 볼일을

마친 후 돌아올 무렵에 만난 노을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마치 불난 듯, 서쪽 하늘은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었고 뒤돌아본 동쪽엔 노을에 붉게 물든 빌딩

들의 전혀 다른 풍경이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빌딩숲 속 여의도에서 불타는 노을이라니... 평소엔 상상이나 했겠는가.

멋진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낮에 본 여의도.

빌딩은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캔버스가 된다. 점심 식사를 마친 인근 직장인들이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도 그림의 일부가 되니 가을날 수채화 속 주인공이 바로 이들이다.

 

 

 

 

 

 

여의도 공원에 앉아 바라보는 빌딩숲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사람과 생명이 있는 나무들이

있어서일 것이다. 친구들과 떠들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예전과 다르지 않은데, 달라진 모습

이 눈에 띈다. 자전거를 타면서도 휴대폰을 사용하고 문자를 확인하며 다른 곳과 소통하는 모습,

넘어지지도 비틀거리지도 않고 잘도 달리는 것이 아슬아슬한 묘기를 보는 것처럼 내가 괜히 

조마조마해진다.

 

 

 

 

공원 주변의 노천카페에서 분위기 잡으며 식사하고 차를 마셔도 좋겠지만,

초간단 도시락을 준비해 벤치에서 먹는 맛도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따가운 초가을 햇살이지만,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엔 가을 향기가 묻어 있으니 난 이미

가을의 한 가운데로 들어와 있는 셈이다.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의 가방과 음료수가 놓인 벤치에도 가을이 내려와 있다.

떨어진 나뭇잎을 쓸어내는 아저씨들의 어깨 위에도, 공원으로 마실 나온 시민들의 마음에도 풍성

한 가을, 가을이 와 있다.

인생의 가을, 뭔가 결실을 맺어야 할 계절이 내 인생에도 와 있다.

과연 내 인생의 나무엔 어떤 열매가 맺어질 것인지,

어떤 열매가 열리도록 난 어떻게 살아 왔는지......

 

 

 

 

 

 

숲 너머로 보이는 건물은 움직이는 캔버스 같다.

하얀 뭉게구름이 그려지기도 하고 노을이 질 무렵이면 온통 황금빛을 띠거나 붉은 광채를

내기도 한다. 운이 좋게도 불타는 노을속 빌딩숲을 보았다. 바다 위의 일출이나 낙조에 비

할 수 없는 아름다움... 때때로 이렇게 복권당첨 같은 기분에 젖어보는 것도 행운이리라.

 

 

 

한강 중심에 떠 있는 작은 섬 여의도, 빌딩숲이 어우러진 공원에서 노을을 감상하던 날의 추억...

 

 

 

 

잠깐~!!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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