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국

자연지형까지 바꿔치우는 중국, 입 딱 벌어지게 한 장가계 보봉호

릴리c 2012. 4. 17. 08:30

깊은 계곡을 막아 허공에 뜬 형상을 이룬 인공호수 /장가계

 

 

 

다음 뷰 포토베스트(4월 17일)

 

 

기기묘묘한 봉우리들과 섬이 마치 신선들의 고향인 듯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이 호수 한 가운데

있다?

호수 유람선에서 내려 물 밖으로 나오면 수직으로 만들어진 아슬아슬한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

와야만 땅에 닿을 수 있다?

 

이것은 산 속 깊은 계곡에 빙둘러 댐을 설치하고 물을 채워 인공으로 호수를 만든 중국의 얘기다.

그것도 작은 연못 정도가 아니라 길이 2.5Km에 평균 수심 72m나 되는, 얘기해 주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감히 '인공호수'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규모의 호수다.

자연 지형을 확 바꾸어서라도 하고 싶은대로 하고야 마는 중국이 아니고는 엄두조차 내지 않을 일

이 아닌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인공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며 입이 딱 벌어지기는 했지만, 결코 상쾌

한 기분으로 구경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중국은 현존하는 엄청난 자연 경관만으로도 충분히 부자인 나라인데...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어마어마한 문화유산만으로도 자손 대대로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인데...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나라에 대한 동북공정이나 일본과의 댜오위다오 분쟁 등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 몇 년 전부터 제주도 앞바다까지 노리고 서서히 작업을 진행해 온 이어도 관할권 주장 등,

그들의 영토확장에 대한 끝없는 야욕에 우리 모두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큰일 날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즐거워야 할 여행에 이런 씁쓸한 기분을 맛볼 때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자성의 좋은

기회로 삼으며... 여행을 계속한다.

 

 

해발 430m 산 속 계곡에 댐을 만들어 물을 채우고 유람선을 띄운 보봉호.

신선들이 노닐던 곳이었다는 전설의 봉래산 모습이 이랬을까, 주변 경관은 아련한 안개에 쌓인

기묘한 봉우리들로 인해 그야말로 무릉원을 방불케 한다.

그래서 이곳의 별칭이 '무릉원'이라고.

 

인공호수에서 보봉호 선상 유람을 마치고 내려가는 계단의 모습(아래).

이 계단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얼마나 높은 산 속 호수를 둘러봤는지 실감했던 순간이다.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수직 절벽에 나선형으로 간신히 붙어 있는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적어도 100m 이상은 수직으로 하강해야할 것 같다.

 

 

 

이곳은 보봉호수를 보러가기 위한 입구다.

여기서부터 잘 조성된 산길을 20분 정도 걸어서 올라야 목적지인데, 처음엔 완만한 경사를 이루다가

급경사와 계단을 만나기도 한다.

 

 

 

 

이른 아침인데도 보봉호에 오르는 길(일방통행)은 평일인데도 이미 관광객으로 가득차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지 짐작이 된다.

20여 분쯤 오르니 다시 내리막길이 잠시 이어지고... 곧 이어 눈 앞에 펼쳐지는 호수는 '인공'

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수려한 자연경관을 뽐내고 있다.

 

 

 

배에서 바라본 선착창의 모습과(위 사진) 선착장 매점에 걸려 있던 기념품들.

천을 잇대 만든 부엉이 쌕이 귀엽다(아래 사진)

 

 

 

 

호수에 떠 있는 정자의 '노래하는 처녀'와 '총각'.

수중 정자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토가족(중국의 소수민족) 처녀총각이 자신들의 언어로 민속요를 

노래하면 유람선 관람객이 답가를 불러야 한다는 가이드의 말에 웃음이 나오면서도 한 편으론

그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음에 여행이 즐겁다.

 

 

토가족의 옛 정서가 깃든 결혼풍속을 잠시 소개하면...

호수 건너 마을의 총각이 호수 반대편에 살고 있는 처녀들에게 노래를 부른다.

노래하는 청년이 마음에 드는 처녀는 이에 화답하는 노래를 불러주는데,

이로써 이들은 결혼에 이르게 된다는 토가족의 전통적인 풍습이 전해진다.

 

현재는 관광객을 위한 '재미'로서 '공연'의 성격을 띠고 있다.

 

 

 

 

'구혼의 노래'를 부르는 '총각'에게 '화답'하는 관광객.

 

 

 

 

 

 

 

 

 

 

호수에서 내려가는 길.

까마득히 내려다 보일 정도로 매우 높은 곳에 호수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순간이다.

 

 

 

 

호수에서 완전히 내려오면 폭포가 나타난다.

이 역시 절벽을 '인공'으로 뚫어 호수의 물이 떨어지게 만든 '인공폭포'인 셈이다.

아무튼 천연의 '자연'까지 만들어 내는 그들의 스케일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